[지윤정의성공파도](315)왕따당하는 것 같아요

[지윤정의성공파도](315)왕따당하는 것 같아요

 회의에선 발언 기회도 안주더니 중요한 업무에선 나만 빼돌린다. 함께 웃고 놀다가 내가 가면 찬물 끼얹은 분위기가 되고, 같이 저녁 먹으러 가면서 나에겐 비밀에 부친다. 마치 색깔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어색하고,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은 듯 불편하다. 딱히 이유는 모르겠는데 내놓고 얘기할 만큼 공공연하지도 않다. 복수하고 싶은 마음에 계단에서 넘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당당하게 무시하고 싶은 마음에 다른 부서로 발령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내가 나를 봐도 소심한 왕따의 모습이다.

 

 기억은 사실의 편이 아니라 인식한 사람의 편이다. 사실을 기억하지 않고 내가 인식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 지금 느끼는 찝찝함도 어쩌면 나 혼자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창작품일지 모른다. 약간의 기미를 확대해석하고 작은 빌미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더 큰 웅덩이를 판 것일 수 있다. 잘못된 상상인지 정확한 직감인지 개별적으로 만나 정중하게 물어보자. 자극과 자각의 계기로 여기고 동료에게 허심탄회하게 피드백을 받자. 무슨 문제인지, 내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의논하다 보면 오해도 풀게 되고 마음도 풀게 된다. 또 몇 명만 그럴 뿐 이래도 저래도 상관없는 사람도 있다. 전체가 나를 왕따시킨 것이 아니라 몇몇과 오해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해피앤딩이면 참 좋겠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 노동심리학에서는 이를 "모빙Mobbing"이라고 한다. 직장에서 집단적으로 인격적 공격, 비난, 불이익, 집단 따돌림 등을 저지르는 것으로 사회적 관계에서 흔히 발생하는 평범한 갈등이나 다툼, 긴장관계와 달리 체계적이고 의도적이며 지속적이고 집요한 경우이다. 이럴 때는 절대로 수동적이 되거나 도망쳐서는 안 된다. 이것은 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2의 제3의 희생양을 만들 수 있다. 혼자만의 문제로 피하고 절망하면 가해자를 더욱 기고만장하게 만든다. 격려와 도움을 받을 만한 사람과 만나 의논하고 의연하게 불의를 밝혀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