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포럼]기능성게임의 산업화방안](https://img.etnews.com/photonews/1004/201004260068_26123155_1187466559_l.jpg)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 과몰입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예산을 10배로 늘리는 등 여러 방안을 발표했다. 게임 과몰입은 업계 쪽에서는 몰입감을 높이려고 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어떻게 하면 과몰입을 해소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게임의 재미와 몰입감을 보다 생산적인 분야에 활용할 수는 없을까.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해 게임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활용해 특정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기능성게임이다.
미국은 9·11 사태로 많은 소방관을 잃어 신입 소방관을 교육할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때 해즈맷(HazMat)이라는 기능성게임을 활용해 소방관 교육을 성공적으로 시행했고, 이 게임은 지금까지 소방관이나 위험한 물질을 다루는 분야의 인력 교육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기능성게임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기능성게임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질병을 극복하기 위한 리미션(Re-Mission), 세계 식량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푸드포스(FoodForce), 중동 평화를 다룬 피스메이커(PeaceMaker) 등 교육, 훈련, 건강, 공공 분야에서 기능성게임의 활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이 공공성을 갖는 기능성게임을 개발했다면, 상대적으로 늦게 기능성게임을 시작한 일본의 경우는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며 기능성게임 선진국으로 진입했다. 뇌를 트레이닝 한다는 개념으로 만든 닌텐도 뇌훈련게임은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닌텐도의 인기는 국내에서 기능성게임에 관심을 갖게 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국내의 기능성게임은 해외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동안 기능성게임에 대한 시도는 있었으나 주로 교육용 게임이었고, 그중 성공한 게임은 ‘한자마루’ 정도다. 국내에서 기능성게임의 개발이 활발하지 못한 이유는 수익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게임개발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어렵고, 다른 분야에서는 기능성게임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적용 하려는 시도가 부족하다는 데 기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9년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에게 새로운 전산시스템을 교육할 목적으로 ‘팍스하나’라는 기능성게임을 적용한 사례는 기능성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기능성게임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공한 게임이 만들어져야 한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게임이든 공익을 위한 게임이든 세계적인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게임이 만들어져야 한다. 현재 경기도에서 비무장지대(DMZ)를 주제로 만들고 있는 기능성게임은 성공 가능성 높은 프로젝트다.
또 기능성게임의 효율성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게임은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고 장난스러운 것이라는 기성세대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재미와 몰입이라는 게임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잘 활용하면 매우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실제로 그러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분야를 적극 홍보해 다양한 분야에서 기능성게임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게 해야 한다.
현재의 젊은층과 앞으로의 세대는 게임을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세대다. 다양한 분야에서 게임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매우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그러나 모바일 분야에서 경험했듯이 조금 머뭇거리면 거대한 시장이 도래했을 때 시장은 남들의 잔치로 끝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차원의 기능성게임 발전 전략 수립은 매우 시급하고 중요하다.
황보택근 경원대 인터랙티브미디어학과 교수 ct@kyungw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