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특허를 매개로 중소기업과 상생협력에 나섰다. 하이닉스는 자사가 보유 중인 반도체 장비 관련 국내 특허 및 실용신안 기술 831건을 협력회사들에 공개하고 협력사가 원할 경우 관련 기술을 매각하거나 사용권을 허가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특허지원 프로그램’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반도체 장비 및 소재 관련 협력업체들의 기술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대외적으로는 외국 기업들의 특허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상생협력은 전방위로 진행된다. 단순히 보유 중인 특허의 공개뿐 아니라 협력업체가 전문성 부족으로 특허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자사의 전문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출원비용도 일부를 지원해 중소기업들의 과중한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물론 여기에는 특허의 공동 개발, 협력업체 직원들에 대한 특허교육 등 다양한 활동이 포함됐다.
지금 하이닉스는 권오철 새 수장을 맞은데다 1분기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전 사업장에 활력이 넘친다고 한다. 비록 채권단의 통제를 받지만 차세대 라인 투자나 연구개발을 주도적으로 진행한다. 이런 가운데 협력사들을 돕는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대중소 상생협력을 실천하는 셈이다.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은 무엇보다 윈윈 전략이 중요하다. 대기업의 일방적인 시혜가 아니라 양 주체 간의 연구개발, 마케팅 등 네트워크 활용을 통한 성과를 공유할 수 있어야 진정한 상생이 이루어진다. 대기업은 상생을 통한 협력업체들의 성장을 유도하고 협력업체들은 대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해야 상생이 지속된다는 얘기다.
하이닉스의 특허지원 프로그램은 세계 시장을 석권한 반도체 분야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모델의 본보기가 되려면 하이닉스와 협력업체들의 치밀한 준비는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