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이동통신 업계가 기술 국수주의의 한계로 고립을 자초했던 ‘갈라파고스 신드롬’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이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3위 이동통신사업자인 소프트뱅크는 올 여름께 선보이는 차세대 개인휴대통신(PHS) 서비스 기술 규격으로 중국 차이나모바일의 기술 방식을 채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자국의 전형적인 독자 기술 표준인 PHS 서비스에 해외 통신사업자의 기술 방식을 도입하기는 처음이다. 차이나모바일은 2세대(2G) 이동통신 기술 규격의 경우 유럽형(GSM) 방식, 3세대(G) 서비스는 중국의 독자 표준인 ‘시분할 연동 코드분할다중접속(TD-SCDMA)’ 방식을 각각 채택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업자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가 출시할 차세대 PHS 서비스는 차이나모바일의 3G 서비스 규격인 TD-SCDMA와 상호 연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소프트뱅크가 차이나모바일과 손을 잡는 것은 차세대 PHS 구축에 소요되는 투자비를 줄이는 동시에, 출시 초기부터 단말기 조달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TD-SCDMA 서비스가 개통돼 현재 관련 장비 가격이 크게 내려간 것은 물론, 수십 종에 달하는 단말기가 보급돼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교세라 등 극히 일부 업체들만 PHS 관련 장비와 단말기를 생산중이다.
이와 함께 중국·일본 간 로밍(Roaming) 서비스도 제공함으로써, PHS 사업을 본격 회생시킬 수 있다는 기대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회생 절차를 진행중인 일본 내 최대 PHS사업자 윌컴의 대주주로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배타적인 태도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최근 NTT도코모와 르네사스·NEC·파나소닉·후지쯔·샤프 등은 새로운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 플랫폼은 노키아의 심비안 및 리눅스 운용체계(OS)와 호환할 수 있는 기술 표준을 채택, 내년 말께 선보일 예정이다.
비디오·3차원(3D) 처리 속도를 향상시켜 멀티미디어 기능에 최적화한 점이 특징이며, 컨소시엄은 향후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와도 상호 호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