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도 불편할걸...아이폰의 10가지 단점

회사원 김홍익 씨(30)는 최근 아내와 SK텔레콤 핑크커플 요금제를 깨면서까지 아이폰을 구입했다.

김씨는 아이폰을 구입한 첫날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각종 게임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ㆍ이하 앱)과 뉴스 앱, 날씨 앱, 대중교통 앱, 최적의 수면시간에 맞춰 깨워주는 슬립사이클 앱 등 아이폰이 보물창고로만 여겨졌다.

아이폰으로 e북을 읽고 아이튠스 음악을 사고 TV 드라마를 보던 김씨는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휴대폰의 가장 원초적인 기능인 통화 품질에 심각한 이상을 느꼈다. 때에 따라 통화 신호음이 늦게 가거나 아예 전화가 불통됐다.

애널리스트 이혜연 씨(28)는 "아이폰은 정말 잘 만든 휴대폰이지만 배터리가 가장 아쉽다"고 말한다. 휴대폰 안으로 들어간 `일체형 배터리`로 인해 아이폰 특유의 심플하고 미려한 디자인이 구현됐지만 사용자 처지에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아이폰 배터리는 5시간 연속 통화가 가능하지만 인터넷과 앱 다운로드를 실행하다 보면 금방 닳는다. 이씨는 "비즈니스맨은 늘 충전기에 휴대폰을 꽂아둘 수 없으므로 업무용 시장에서 블랙베리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편의점에서 충전하기도 어렵다. 블로그 사이트 기즈모도를 통해 공개된 아이폰 4세대로 추정되는 폰도 배터리 일체형이다.

애프터서비스(AS)도 문제다. 소비자는 불량 아이폰을 새것으로 교체받지 못하고 리퍼폰(Refurbished Phone)으로만 교체받는다.

리퍼폰은 다른 사람이 쓴 중고 아이폰을 새 것처럼 수리한 제품이다. 원래 새것으로 산 휴대폰을 리퍼폰으로 교체해주니 소비자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구매 후 14일 기준으로 이전은 대리점 문의, 이후는 KT 책임`이라는 KT의 판매 정책도 문제다. 이는 소비자보호법에 명시된 `7일 이내 교환 및 환불 가능`을 무시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KT와 KT플라자, 대리점을 쳇바퀴 돌 듯 돌아도 신품으로 교환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개별 통화기록이 지워지지 않는 것도 `작지만 큰 불편`이다. 오로지 전체 삭제만 가능하다. 개별 통화기록을 지우려면 우선 아이폰을 `탈옥`한 후 앱스토어가 등록을 거부한 `시디아` 온라인 장터에 있는 `Recent/CallLog Delete` 앱을 내려받아서 해결하는 등 편법을 써야만 한다.

한글 문자를 입력할 때 미세한 터치가 안 돼 오타가 자주 발생하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숙련이 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는 불만이 많다.

영어사전을 검색하면서 음악을 듣고 이메일을 보내는 `멀티태스킹`도 안 된다. 반면 안드로이드폰은 여러 가지 앱을 동시 구동시켜 효율적이다.

그러나 애플에 따르면 앞으로 나올 아이폰 OS(운영체제) 4.0은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애플이 구형인 MPEG-4 규격만 고집해 동영상 변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점도 불편하다. 이미 대세가 된 `디빅스(Divx)`가 안 된다.

이 밖에 업그레이드 시 `벽돌폰`이 되거나 게임 고득점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화면이 정지돼 버리는 등 소프트웨어(SW) 오작동도 단점으로 꼽힌다.

외장 메모리와 USB가 지원되지 않으며, 자기 얼굴을 보면서 찍는 `셀프카메라(셀카)` 기능도 불가능하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의 독단적인 성격 때문에 제품에 한계가 생긴다는 지적도 있다. 애플은 어도비가 개발한 `flash-to-iPhone`을 원천봉쇄하고 구글의 무료통화 프로그램 `스카이프` 탑재를 거부하면서 어도비, 구글과 사이가 멀어졌다.

디자인이 한 가지라는 점도 `잠재적인 단점`이다. 아이폰은 탁월한 제품이지만 오직 한 가지 디자인뿐이다. 안드로이드는 다양한 제조업체에 따라 여러 가지 디자인과 크기의 제품 공급이 가능하다.

[매일경제 황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