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IT’와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있게 해준 총리의 ‘에너지’ 가운데 어느 게 더 셀까.
2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IT를 비롯한 첨단기술을 내세워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극복할 태세다. 2012년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포석으로 읽혔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각) “첨단 기술 분야의 혁신 기업을 위한 조국(러시아)을 만들기 위해 빨리 움직여야 한다”며 모스크바 외곽에 세우려는 ‘하이-테크 비즈니스 파크(허브)’ 개발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관료와 기업 경영자들을 재촉했다.
그는 특히 “(모스크바 외곽 하이-테크 허브 건설) 프로세스는 한두해에 그칠 게 아니다. 2014년 올림픽을 위한 준비도 아니다. 모든 게 빠르고 단호해야만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모았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올림픽을 언급한 것은 푸틴 총리가 그에게 떠맡긴 국가 역점 사업이기 때문. 푸틴은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을 대표적인 업적 가운데 하나로 만들려는 사업이어서 두 정치인의 미묘한 갈등 관계를 엿보게 했다.
메드베데프는 특히 푸틴의 대통령 재임 시절에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수출에 기댔던 국가 경제를 현대화하려는 뜻을 내보여 주목됐다. 그는 이른바 ‘러시아의 실리콘 밸리(모스크바 하이-테크 허브)’로부터 그 해답을 얻을 계획이다.
모스크바 하이-테크 허브는 IT·통신·에너지·생명공학기술·원자력기술 등 5개 분야를 중심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 단지에 입주하는 기업(해외 포함)은 첫 10년간 면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