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결제 시장 폭발…中 시장은 잠잠, 왜?

전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이 연간 100% 가까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아직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통신사업자와 은행, 유통업계에서 산발적으로 서비스가 추진되고 3세대(3G) 서비스가 뒤늦게 시작됐다는 점이 그 배경이다.

차이나데일리는 2일 시장조사업체 메버릭차이나리서치를 인용해 중국의 모바일 이용자 중 75%는 아예 모바일 결제에 접촉해보지 않았고, 접속해 본 25%의 가입자 중에서도 2% 미만이 실제 결제를 진행해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소비자들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리다”면서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 동안 강한 성장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베르그인사이트가 최근 전세계 모바일 뱅킹 이용자가 2008년에서 2009년 사이에 2배로 뛰어올랐고 올해 다시 갑절의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대조적인 것이다.

세계 최대 휴대폰 가입자 기반을 가진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 시장 성장이 더딘 것은 이동통신사업자와 은행이 영역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통사와 은행들이 다양한 기술 표준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점이다. 하나의 단말기로는 특정 이통사나 은행의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은 지난달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상하이푸동개발은행의 지분 20%를 사들였다. 1월 차이나모바일은 중국 최대 유통업체 우마트와 협력, 베이징 인근 지역에 있는 300여개 우마트와 메리마트 수퍼마켓에서 휴대폰 결제, 포인트, 잔고 충전서비스를 개시했다. 은행간신용카드협회인 차이나유니온페이 또한 올해 초 상하이, 선전, 창사 등 7개 도시에서 모바일 결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다양한 주체가 모바일 결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 3세대(3G) 서비스가 다른 나라에 비해 늦었다는 점도 모바일 결제 확산의 걸림돌이다.

애널리시스 인터내셔널의 카오페이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는 여전히 초기 단계고 대부분 프로젝트가 이통사, 은행 등 각기 다른 조직들로부터 산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중국 모바일결제 산업의 큰 문제는 이용자 수요가 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