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 안되면 ‘대*출’ ‘ㄷ ㅐㅊ ㅜㄹ’
스팸 메시지가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 특수문자나 풀어쓰기는 이미 고전이다. 세로쓰기, 띄어쓰기, ‘ㅣ’자 대신 영어 소문자 ‘l’자 쓰기 등까지 다양하다. 스패머들은 스스로의 휴대폰에 스팸을 보내며 걸러지지 않는 단어 조합을 끊임없이 찾아낸다.
개인이 일일이 통신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거나 휴대폰에서 스팸 문자를 등록하는 방법은 무용지물이다. 특히 최근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아이폰 등, 단말기에 스팸차단 기능이 없는 일부 스마트폰의 경우 스팸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
◇통신사업자, 스팸과의 전쟁=고객들의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통신3사는 KT를 마지막으로 모두 지능형 스팸 차단 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에 들어갔다.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시작한 KT의 경우 10일만에 3만8000명 고객이 신청했다. KT 고객은 20개까지의 문자열을 지정해 차단 신청을 할 수 있다. 단말기 자체에 스팸차단 기능이 없는 스마트폰 고객을 위한 애플리케이션도 개발, 6월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제 걸음마 단계인 KT는 아직 대리운전의 대리와 김대리까지는 구분하지 못한다.
지난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LG텔레콤의 시스템은 좀 더 진화돼 있다. 고객이 신청한 문자만 차단하는 게 아니라 SMS센터와 MMS센터를 스팸차단 시스템과 연동해 수많은 패턴을 분석, 이를 지능적으로 차단한다.
현재 LG텔레콤의 스팸차단 서비스 이용 고객은 약 13만명으로, 서비스 가입고객이 수신하는 문자의 약 6.32%가 스팸 문자로 인식돼 차단된다. 이를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나 LG텔레콤 고객센터 등으로 신고되는 스팸의 패턴 분석을 분석해 시스템에 지속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스팸문자만 차단되고 정상문자는 통과될 수 있도록 시스템 고도화 작업도 지속적으로 진행중이다.
업체 처음으로 2007년 12월 스팸차단 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은 현재 270만명이 서비스를 이용중이다. 올해도 월평균 7만7000명씩 가입해 총 23만여명이 신규로 서비스에 가입했다. SK텔레콤은 ‘혼자 있나요? 연락 한번 주세요~’ 등의 평이한 문자도 확률 계산을 통해 스팸으로 차단한다. 특히 13세 이하 고객은 자동 가입하도록 해 스팸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스팸 신고나 스팸 번호 등록 기능이 없는 글로벌 단말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오는 7월께 상용화할 예정이다.
◇스팸은 진화 중=이동통신 이용자들의 스팸차단 서비스 가입이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스팸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MMS 스팸이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이미지까지 첨부된다.
현재는 LG텔레콤만 MMS 스팸차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조만간 다른 사업자들도 MMS 스팸 차단에 나설 전망이다.
스팸차단 업무를 담당하는 LG텔레콤 CV채널팀 이재훈 과장은 “최근 이미지 패턴을 분석, 사진이나 그림 스팸도 차단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준비중에 있다”며 “스팸이 날로 지능화되고 다양해지면서 이를 막기 위한 기술 개발과 투자도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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