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 전역에선 이민법 개정 관련 인권단체의 반대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발단은 애리조나주가 외국인의 불법체류를 주 정부 범죄로 규정하고 경찰 검문과 체포 권한을 대폭 강화한 이민단속법을 지난달 말 채택하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미국의 불법 이민 단속은 연방법에 의거한 연방정부 소관이었다. 하지만 이민단속법 발효로 애리조나주는 불법 이민자를 주법률로 처음 처벌할 수 있게 됐고 이로 인해 외국 이민자에 대한 인권 차별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먼나라 이야기지만 미국의 이민자 단속강화는 인종차별 논란을 떠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바이오 인식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애리주나주가 외국 불법 이민자를 가려내는 방안으로 법안 통과후 18개월 이내 IC를 내장한 사회보장카드에 지문 정보를 저장토록 했기 때문이다.
바이오 인식 기술에 근거한 미국 이민단속법은 지문 관련 응용 어플·지문 DB 관리 솔루션·리더용 스캐너 등의 개발 및 수요를 새롭게 촉발한다. 애리조나주에서 불붙은 이민단속법 개혁은 오클라호마·텍사스·콜로라도·미네소타 등으로도 번질 태세여서 미국 인구 3억명을 대상으로 한 바이오 인식 산업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불법 이민자 문제로 골치를 앓는 영국·프랑스 등 EU 입장에서도 미국의 지문 인식 기술 채택은 검토해볼만한 제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바이오 인식 산업은 주요 선진국가에서 전환기를 맞이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불법 체류자 중에 일부가 마약운반·테러리스트 등과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 불법 체류를 막는 대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은 미국 이민 단속법 등장에 따른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때 포착해야 한다. 국내 중소 벤처 기업들이 지문인식 분야에서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정부 역시 바이오 인식 산업을 수출 전략 품목으로 선정, 집중 지원해야 한다. 멈칫하면 미국 기업에 바이오 인식 산업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