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뿌리산업 육성, 기업·사회 함께 나서라

 정부가 주조·금형·용접 등 이른바 뿌리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57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정부는 소재를 부품과 완제품으로 만드는 뿌리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산 전 주기에 IT를 활용하고 친환경 융합단지를 우선 조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 분야에 대해 당초 폐지키로 한 산업기능요원제도도 연장하는 것을 검토키로 했고 대한민국 최고의 기능인력인 명장 선발을 확대하는 등 인력 공급시스템도 확충하기로 했다.

 정부는 주조·금형·용접 등의 산업을 뿌리산업이라고 명칭했지만 그동안 시장은 3D 산업이라고 불렀다. 그만큼 이 분야에 종사하는 인력들의 노하우와 노력에 비해 대가가 적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전자·자동차·조선 등이 모두 일류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에 뿌리산업의 공로가 지대했다. 산업역군이라는 자존심 하나만으로 철야를 밥먹듯 하며 납기를 준수했다.

 1990년대만 해도 국내 대기업들은 일본 기업들에 금형 제작을 의뢰해야 했으나 이제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그만큼 뼈를 깎는 노력으로 세계 수준에 올랐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빨간불이 켜졌다. 젊은 인력들은 이곳을 외면한다.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마저 여전한 홀대에 허탈함을 느낀다.

 이 대통령이 지적한 대로 국제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취업해도 대졸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되돌리기 위해 정부의 노력과 함께 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기업들은 대가를 제대로 지급하고 사회는 이들을 우대해야 한다. 일본과 독일이 영원한 제조업 강국인 것은 뿌리산업이 근간이 됐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