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대세론이 확산되면서 모바일 분야의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 아이폰으로 촉발된 모바일 혁명이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과 운영체제(OS) 등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분야에 집중되면서 앱 개발자와 소프트웨어 인력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휴대전화와 TV, 반도체 등 하드웨어 경쟁력에 치중해 온 한국 정보기술(IT) 산업계가 `아이폰 쇼크`로 인해 소프트웨어 경쟁력 보강에 뒤늦게 나섰지만 문제는 관련 인력 풀이 얇다는 데 있다.
취직정보 제공업체 인크루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모바일ㆍ소프트웨어 인력에 대한 채용공고는 66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3% 급증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다음 등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관련 인력을 대거 수혈하면서 모바일 분야의 품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의 사용자환경(UI)과 소프트웨어 관련 인력을 현재 600명 수준에서 1000명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또 콘텐츠ㆍ모바일 분야의 전문인력을 타사에서 영입하는 방안도 병행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타사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LG전자는 올해 신규 채용 1400명 중 500여 명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뽑을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350명)에 비해 43%가량 늘어난 규모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TV 분야의 콘텐츠를 강화하다 보니 예년보다 훨씬 많은 전문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SDS도 올해 들어 모바일과 클라우드컴퓨팅 등의 경력직원을 100명 이상 채용하기로 하는 등 모바일 커뮤니케이션본부 인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인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자 중견업체들의 인력난은 더욱 심한 형편이다. 한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는 "대기업이 개발 인력을 속속 빼가거나 본인들이 1인 창업을 하는 경우가 늘면서 제품 개발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네이버에서 국내 최대 아이폰 개발자 카페(맥부기)를 운영 중인 황대남 씨는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바람이 한국에서는 2년가량 지연되다 보니 모바일 앱 개발자에 대한 인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모바일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과 KT 등 이동통신사들은 앱 개발자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앱 개발자 양성프로그램을 적극 확충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등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앱 개발자들의 지원사격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바일 인력 양성이 최소 2~3년 늦어진 만큼 발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산업의 콘텐츠 욕구를 충족시키기는 역부족이라는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매일경제 황인혁 기자 /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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