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정보기술(IT)과 비즈니스를 결합한 ‘데이터센터 3.0’ 시대가 열린다.
‘데이터센터 3.0’은 과거 서버만 설치한 기계실에서 인프라 효율성을 높인 IT센터로 발전한 데 이어 IT+비즈니스 센터로 또 한번 도약한 개념이다. 기존 전산시스템 관리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비씨카드 데이터센터가 IT 뿐 아니라 비즈니스 조직을 함께 품으면서 금융권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센터 신축을 추진 중인 신한금융그룹, 농협중앙회 등도 IT 부문에 비즈니스 역량을 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 데이터센터 혁신의 초점이 가상화와 친환경 기술을 이용해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데 맞춰진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비즈니스와의 ‘융합(convergence)’을 꾀하는 것이다.
상암동에 위치한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상암센터에는 올 초 우리은행 전산센터와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센터가 함께 자리 잡았다. 우리은행이 잠실에 있던 기존 전산센터를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업무 지원 및 처리를 담당하는 BPR센터도 이쪽으로 옮겨왔다.
안형덕 우리금융그룹 IT기획실 부장은 “향후 ‘페이퍼리스(paperless)’와 공인전자문서보관소 등 새로운 금융서비스 환경을 준비하는 측면에서 BPR센터가 IT센터와 함께 위치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상암센터에는 각 계열사 전산센터와 그룹 계열 IT서비스업체 우리금융정보시스템 본사도 위치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효과를 꾀한다. 지난 주말에는 우리투자증권 경영지원본부 IT지원센터 인력이 이곳으로 이전했다.
비씨카드도 지난해 서초동 본사 인근에 신축한 데이터센터를 IT+비즈니스 센터로 활용 중이다. 당초 본사에 위치했던 전산실을 옮기면서 신용카드 발급 프로세스와 관련된 조직을 함께 배치했다.
첨단 기술을 도입해 인프라를 개선하는 동시에 IT와 금융 현업 부서간의 시너지효과를 높인 것이다. 이를 반영해 건물 이름도 ‘데이터센터’ ‘IT센터’ 등이 아닌 ‘퓨처센터’로 명명했다.
허진영 비씨카드 IT기획부장은 “퓨처센터는 비씨카드의 글로벌 지불결제서비스 사업을 비롯한 신성장동력 추진을 위한 인프라를 완성한 곳”이라며 “지불결제 트랜잭션 처리는 물론 카드 발급 기능까지 갖춘 신용카드 프로세싱 센터”라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