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이공계에 대한 사회적 대접 달라져야

수학은 국력이다. 대 잠수함 작전은 수학으로부터 시작한다. 적 잠수함의 침투 코스는 수학적 논리로 가능성을 예측한다. 가장 효과적인 대 잠수함 작전에 수학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천안함의 피침 당시 수학이 없었다. 적 잠수함의 어뢰공격이 확률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았다면 운항속도를 그렇게 낮추질 않았을 것이다. 한국사회는 민주화 이후 정치적 포플리즘에 감염되어 있다. 사교육비를 줄여준다고 수학의 학습 부담을 덜어줬다. 수학의 어느 부분은 피할 수 있는 선택과목처럼 되었다. 수학은 골치 아픈 과목이라고 잘못 알려져 있다. 수학이 중요시되는 교과목으로 구성된 것이 이공계다. 수학을 싫어하니 이공계로 진학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공계 기피현상의 원인 중의 하나는 이공계들이 관리직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해 조직 내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 수학과 과학 등을 기초로 한 이공계 학생들은 장차 관리직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도량을 평소에 갖춰야 한다. 이러한 부분까지 대학이 해소해 줄 수는 없다. 비교과(특별활동 등) 과정을 통해 미래를 충실히 준비해야 한다. 직장에서도 신임 이공계들에게 업무 능력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5대 그룹중의 한 그룹은 모든 임직원들에게 고3 수준의 수학과 과학 지식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직원들에게 이공계의 기본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공계의 핵심은 문제해결에 있어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설계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설계는 선택들의 집합이다. 선택을 위한 대안들 간의 가치평가기준을 길려 줘야 한다. 이공계 교과목들간의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며 종합설계과목의 교과 운영이 부실한 상태다. 이공계들의 종합 설계능력이 부실함은 바로 이공계 출신이 굿이 있을 필요를 못 느끼게 되어 비 이공계로 대체하게 된다. 따라서 이공계 대학들의 커리큐럼을 개편해야 한다. 종합설계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각 교과목들이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이 되도록 재편되고 이를 엄격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품질을 보증할 수 있다.

 이공계의 입학정원도 너무 많다. 정원을 재 조정해야 한다. 이공계의 미취업자들은 보면 대학이 불량품을 양산하여 팔리지도 못하는 공산품을 야적장에 방치하다시피 야적해 놓은 것과 같아 보인다. 대학의 이공계가 더 이상 불량품 양산의 진원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공계에 대한 사회적 대접 역시 달라져야 한다. 지하철 공사 책임자들에 대한 이름들이 지하철 역사에 동판으로 걸려 있다. 이는 이공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의한 우대 차원이라기 보다는 향후 이곳에서 하자가 발생하면 바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임을 알리고 있는 듯하다. 이름이 동판에 남을 예정이니 하자를 발생시키지 말고 잘하라는 격려차원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가야 한다. 도로를 설계한 엔지니어의 이름을 그 도로명으로 붙이는 것 보다 적극적인 사회적 우대 문화가 있었으면 한다. 싱가포르의 조그마한 관광용 도로의 이름이 스탠리 로드다. 그 도로를 설계한 엔지니어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공계 기피현상을 치유하는 방안은 그렇게 쉽지는 않다. 그러나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공계의 학생, 대학의 교수, 이공계 인력을 필요로 하는 직장의 구성 모두가 각자 자신의 책무와 역할을 미래지향적으로 혁신함으로써 문제를 풀 수 있다.

여호영 ㈜지아이에스 대표이사 yeohy@g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