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나이가 지천명(知天命)인 오십이다. 과학기술의 총합적 결집체인 원자력에서 지난해 12월27일 꽃이 피었다. 성탄절임에도 아랍에미레이트로 출정한 이명박 대통령의 진두지휘로 이룩한 1400MW급 원자력발전소 수출의 승전보는 전국민의 기쁨이었다.
2009년 9월11일 전세계 200개 원자력기업연합체인 세계원자력협회(WNA)는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제34차 연차대회에서 한국을 세계 원자력역사의 모델국가로 선정하고 우수한 과학기술두뇌자원, 한국정부의 일관된 원자력정책추진을 높게 평가했다. 최근 3월30일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요르단과 5MW급 연구용원자로의 수출계약도 체결됐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50년은 바로 1956년 원자력행정조직 설치와 한미원자력협정 체결에서부터 시작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가입(’57), 원자력법 제정(‘58), 원자력원 및 원자력연구소 개원(’59), 대학의 원자력학과 개설(‘59), 연구용원자로 건설(’62), 방사선의학연구소 설치(‘63), 원자력발전소도입(’72), 원자력기술자립(‘95) 등 체계적인 시책이 차곡차곡 실행됐다.
외교적으로도 미불영카호 등 선발국들과의 긴밀한 협력관계을 맺고 기술이전, 전문인력훈련, 자원도입 등이 이루어졌다. 이제 우리 앞에는 전세계적으로 계획되고 있는 430여기의 원자력발전소와 50여기의 연구용 원자로, 1조달러 규모의 방사선 및 방사성 동위원소 세계시장이 펼쳐지고 있다
또한 후발국들에게는 우리의 경험과 기술을 전수하여야 할 책무도 함께 놓여있다. 21세기 녹색성장의 선두국가로서 원자력을 기반으로 한 과학기술강국의 활시위는 당겨졌다. 원자력은 거대과학기술 모멘텀을 제공했다. 이에 국가 차원에서 50년계획으로 추진해야 할 또 다른 거대분야로 우주, 해양을 제시한다.
유럽의 자원부족국가인 프랑스가 과학기술로 잘사는 나라를 만든 사례를 살펴보자. 1960년대 드골 대통령은 미국에 대항하고 유럽을 결집할 사업으로 원자력·우주·해양에 초점을 맞췄다. 원자력발전소·우주발사체·심해저탐사선을 개발해 세계시장을 석권한다는 산업적 목표도 세우고, 순수과학기술자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관련 행정·법률 및 외교·안보전문가를 양성하는 전방위적 전략을 구사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의 경우에도 일찍이 1953년에 원자력예산항목을 설정했고 로켓발사사업도 1955년부터 추진했다. 최근 미국의 빌 게이츠는 100년을 사용할 미래형 원자로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과학기술, 결코 우연은 없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들어와 우주·해양 과학기술의 추격을 시작했다. 우주해양분야는 기초원천 연구개발에 오랜 기간과 상당한 재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20세기 종합과학기술의 정수인 원자력에서 이룬 성공경험을 미래의 국부를 창출하는 거대과학기술의 선순환정책으로 승화하면 우주해양에서도 우리나라가 세계적 위치에 도달할 시기를 충분히 앞 당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
21세기 원자력·우주·해양의 트로이카 구상은 집안에 든든한 효자를 두는 것이다. 추진체계면에서는 글로벌시대에 걸맞게 연구개발·행정·외교·안보의 일체형 체제가 돼야 한다. 이를 통해 2040년 10만달러 시대를 담보하는 과학기술강국 신화창조를 이루자.
조청원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 cwcho77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