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2(스타2)`가 지난 7일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폭력적 표현`을 이유로 청소년 이용 불가 판정을 받음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게임제작사는 내심 반겼지만 PC방 업그레이드 수요를 기대하던 PC업계는 실망했다. e스포츠업계도 활성화에 난관을 맞았다.
스타2의 경쟁작이 될 만한 게임을 운영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기업엔 일단 희소식이다. 청소년이 빠지는 이상 스타2 이용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연매출 30% 이상을 달성하는 6~8월 성수기에 스타2와 청소년 고객을 놓고 경쟁을 벌이지 않아도 된다.
카트라이더 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캐주얼게임을 주로 서비스하는 넥슨이나 대작 다중접속온라인게임(MMORPG) `테라`를 준비하고 있는 NHN 등이 수혜 대상이다.
하지만 이번 등급 분류로 게임 심의기준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게임업계가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이번 판정기준이 국내 게임에도 등급 분류의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스타2는 미국에선 13세 이용가, 독일에서는 12세 등급을 받았다. 심의기준이 강화되면 게임 사용자는 줄어든다.
스타2 출시에 따른 PC방 업그레이드 수요를 예상했던 PC업계에도 스타2의 성인 등급 분류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스타2를 위한 PC의 최소사양은 낮지만 3D 그래픽 등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선 고사양 CPU와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청소년이 PC방에서 스타2를 즐길 수 없으면 PC 교체 수요도 준다.
스타2로 재기를 노리던 e스포츠업계 역시 큰 장애를 만났다. 지난 10년간 사실상 스타크래프트 한 개 종목으로 버틴 e스포츠업계는 7월로 예정된 스타2의 출시를 수년 간의 침체기를 돌파할 기회로 여겼다. 하지만 청소년 대상의 게임리그를 아예 운영할 수 없게 됐고 성인리그를 운영한다 해도 밤 10시 이전엔 게임중계도 할 수 없다.
블리자드가 게임위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달 게임위에 등급 분류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가 거부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블리자드가 12세 이상의 연령대에서 즐길 수 있는 스타2의 틴버전(12세 이상용)을 별도로 내놓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1998년 출시된 스타크래프트는 틴버전을 판매했다.
스타2는 98년 미국 게임기업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이다. 스타크래프트는 전 세계적으로 1100만개 이상 판매되었으며 이 중 약 700만개가 국내에서 판매됐다. 온라인으로 다른 사용자와 대전하는 시스템이 큰 인기를 끌었으며 국내 초기 PC방 산업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7월 27일 스타2를 전 세계에서 동시에 출시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최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