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술 진원지를 가다] <1> 모바일컨버전스

이상화 사장(앞줄 오른쪽 두번째)과 연구원들이 인텔리전트 플로 라우터인 `S시리즈`의 새 기능을 점검하고 있다.
이상화 사장(앞줄 오른쪽 두번째)과 연구원들이 인텔리전트 플로 라우터인 `S시리즈`의 새 기능을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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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방송 시장은 1년 후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화한다. 수많은 기술들이 표준을 겨냥해 달리고, 수도 없는 기술들이 융합되고 또는 사장된다. 그렇게 힘겨운 경쟁의 최종 승자만이 과실을 따는 치열한 구조다. 또 이 과정을 통해 통신방송 발전의 선순환이 이뤄진다. 통신방송산업의 발전 토대는 장비·부품·솔루션 등의 기반 기술이다. 이들 기술의 트렌드는 미래 통신방송산업의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통신방송 연구개발(R&D) 현장은 하루하루가 전쟁터다. 시리즈 ‘기술진원지를 찾아서’는 최첨단을 달리는 R&D 현장을 통해 통신 환경의 미래상을 가늠해 본다.

 

 모바일컨버전스(대표 이상화)는 인터넷의 핵심인 플로(Flow) 라우터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각 패킷을 성격에 따라 하나로 묶은 단위가 플로다. 시스코시스템스, 주니퍼네트웍스 등이 갖고 있는 패킷 기반의 라우터 기술에서 한 단계 진보한 기술이다.

 한강에 흐르는 물이 더럽건 깨끗하건 관계없이 한줄기로 합쳐져 흐르는 것이 기존 패킷 라우터 기술이라면. 플로는 한강에 흐르는 물을 구분해 우선 순위를 부여해 흐르게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즉 네트워크를 흐르는 다양한 패킷을 각 특성별로 분류, 합쳐서(플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기존 라우터를 이용한 네트워크는 늘어나는 데이터를 수용하기 위해 용량 자체를 늘려야 하지만 플로 라우터는 중요한 데이터(플로 단위)에 우선 순위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플로 기반 라우터는 원래 미국의 캐스피언네트웍스(CNI)가 10여년 간 3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개발, 특허를 취득했다. 하지만 상용화를 앞두고 자금난을 겪게 됐고, 이를 눈여겨 본 이상화 사장이 2006년 9월 모바일컨버전스를 설립하며 관련 특허를 인수했다.

 모바일컨버전스는 이 기술을 토대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으로 플로 기반의 라우터 장비인 S시리즈(S20, S40, S80, S240)와 트래픽 정보 수집 및 분석 시스템인 SQM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국내 광대역통합망(BcN) 시범사업망을 시작으로 국가정보통신망, 기가인터넷시범망 등에 적용해 운영중이다.

 지난해는 국방 BcN 사업을 위한 중형 에지(edge)급 라우터 장비로 선정됐다. 국내에서는 정부통합전산센터, 국방부, 한국정보화진흥원 등의 공공기관은 물론 SKT, KT, LG텔레콤 등 통신사업자와 고려대 등에 공급했다.

 S시리즈 장비는 일본 NTT를 비롯해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에 납품했다. 일본 JPIX도 IPv6 망으로의 전환을 위한 핵심 기술인 IPv6/IPv4 변환 게이트웨이 시스템을 S시리즈 장비로 시험하고 있다.

 모바일컨버전스의 특징 중 하나는 개발과 마케팅을 다국적 선단을 통해 진행한다는 점이다. 모바일컨버전스를 중심으로 세이블, ETRI와 다수의 국내외 개발협력사, 마케팅을 맡은 각 국가(일본은 SNC)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시스코, 주니퍼, 화웨이 등 거대 공룡기업과 맞서기 위한 전략이다.

 이상화 사장은 “통신은 ‘현실학문’이기 때문에 사업적 성공이 수반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1차 공략 대상은 시스코, 주니퍼 등과의 코어가 아닌 엣지(Edge) 네트워크에 효율(인텔리전트)을 높여주는 중소형 라우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