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개방과 융합의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는 국가간 또는 행정권역 간의 경쟁이 아닌 경제권역 간의 경쟁구조로 이미 전환되었으며 개별 기술의 독자적인 성장보다는 이(異)업종 간의 융·복합으로 새로운 발전을 더해가고 있다. 세계화와 지식기반경제가 급진전됨에 따라 광역경제권이 그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으며 광역경제권의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동인으로 광역클러스터가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산업단지 중심의 클러스터 구축사업은 광역경제권간의 경쟁의 시대에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 정부의 5+2 광역경제권 정책에 맞추어 금년 4월부터 광역클러스터로 전환해 새롭게 출발하게 되었다. 이미 세계는 광역경제권으로 성장동력을 가동하고 있으며 특히 영국의 경우 42개의 카운티를 9개 광역권으로 경제권역을 전환하였으며 프랑스도 22개의 레지옹을 6개 광역권으로, 이웃 일본도 47개의 도도부현을 8개의 광역권역으로 전환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같은 선진사례에서 보듯 지금 막 출발하는 우리나라의 광역경제권 정책이 하루빨리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도적인 동력이 필요하며 이 동력은 산업단지 중심의 광역클러스터에서 찾을 수 있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로서는 오직 제조업을 통한 산업생산과 수출증대가 경제부국을 이룰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수출확대를 기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곧 제조업 집적지인 산업단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달 20일 수도권을 시작으로 동남권, 충청권, 강원권, 대경권, 호남권 등 6개의 산업단지 중심의 광역클러스터 체제가 본격 출범함으로써 새로운 경제발전을 기하는 장이 마련되었다. 광역권 내의 시도간 행정경계를 허물고 타 광역권 간의 상생협력을 꾀하는 초광역 경제권으로 출발한 것이다.
수도권광역클러스터는 서울디지털, 인천남동·주안부평, 반월시화단지를 거점단지로 하고 인근의 14개 단지를 연계단지로 하여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며, IT와 부품소재를 특화산업으로 선정하고 ‘지식기반 부품소재산업의 글로벌 허브’를 비전으로 설정하여 광역클러스터를 수행하게 된다. 수도권 중심으로 추진하되 타 광역권과 연계 활성화를 도모하는 초광역 연계기반도 초기부터 구축하고 공간적인 광역화와 아울러 산업 간 융복합을 주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대구광역시의 IT산업과 광주광역시의 광(光) 산업간 상호 협력으로 LED산업을 육성해 가는 사례에서와 같이 수도권의 우수한 IT를 바탕으로 기계 및 전기·전자 등 전통 제조업인 메카트로닉스와 결합하는 지능형메카트로닉스(IMT)를 육성하는 등 기술간,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융·복합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사업비는 정부예산과 지방예산을 매칭펀드로 조성함으로써 성공적인 사업기반 확보는 물론이고 중앙과 지방이 협력하는 광역클러스터의 선진 모델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도 통할 수 있는 핵심클러스터의 창출과 스타 중견기업을 조기에 탄생시켜 성공사례를 만들어 냄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클러스터로 육성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가 새로 시작하고 있는 한국형 광역클러스터가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세계적인 광역클러스터가 되길 기대해 본다.
백철규 한국산업단지공단 수도권본부장 baek@e-clus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