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에서는 유료 앱 안 팝니까? 안드로이드마켓에 접속했더니 무료 앱만 뜨네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최근 안드로이드폰인 삼성 갤럭시A를 구입했다. 정 부회장은 구글 온라인 장터인 `안드로이드마켓`에 접속했으나 유료 응용프로그램(앱)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한국 안드로이드마켓에는 무료 앱만 있었던 것.
정 부회장은 본인 트위터에 "갤럭시폰에는 트위터를 이용할 만한 괜찮은 프로그램이 없다. 유료로 내려받지 못해 그런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최근 갤럭시(삼성전자) 안드로원(LG전자) 모토로이(모토롤라) 디자이어(HTC) 등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내장한 스마트폰이 쏟아지고 있지만 콘텐츠를 자유롭게 내려받을 수 있는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아직 유료 앱이 없고 게임 항목(카테고리)도 없어 절름발이 서비스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SW) 개발자들이 우수한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해도 유료로 올릴 수 없어 개발 의욕을 꺾고 있으며 이는 국내 안드로이드 시장 활성화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안드로이드마켓에 유료 앱이 없는 것은 구글코리아 측에서 여전히 결제 시스템을 완비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이가 출시된 후 5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결제 시스템이 없어 안드로이드 유료 앱을 올리거나 내려받을 수 없다.
구글은 미국에서 `체크아웃`이란 시스템을 통해 유료 앱 구매 시 결제가 가능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고 있다.
특히 결제시스템조차 마련되지 않은 것은 애플 앱스토어에 비해 후발 주자인 국내 안드로이드마켓을 더욱 빈약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현재 안드로이드마켓에는 한국형 콘텐츠를 찾아볼 수 없다. 구글어스, 구글고글스 등 구글 서비스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만 사용할 수 있으며 킬러 서비스 중 하나인 뉴스도 거의 없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체크아웃을 그대로 도입할지, 사업자 결제시스템을 이용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안드로이드마켓 활성화를 위해서는 결제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늘면서 안드로이드마켓에 게임 항목이 없고 유튜브 동영상을 올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지난달 30일부터 안드로이드마켓 게임 카테고리를 국내에서 접속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 안드로이드마켓에서는 게임을 심의 과정 없이 올릴 수 있게 돼 있어 모든 게임에 대한 사전 심의를 규정해 놓은 국내법과 충돌해 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오픈마켓 게임을 사전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게임산업진흥법)을 국회에 상정했으나 지난 4월 본회의에 상정조차 못해 대안 마련에 실패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안드로이드마켓에서 게임을 이용하기는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또 일부 안드로이드폰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찍은 동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올리지 못하는 것도 활성화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인식되고 있다.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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