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첨단 영상기술을 이용한 유세차량 업체들이 대목을 맞았다. 이번 선거는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광역지역구의원, 광역비례대표의원, 기초지역구의원, 교육감 등 8개 선거가 동시에 치러져 예상 후보자는 최소 1만2000∼1만3000명에 달한다.
기존 국회의원 선거나 대선에 비해 금액면에서 4∼5배 큰 선거판이 벌어지는 셈이다. 애드터치, 청인크리에이티브, 글로벌오디피 등 주요 유세차량 제조업체들은 13일간의 선거운동 기간 중에 전광판·LCD·프로젝터 등 멀티미디어 유세차량 약 1000대와 음향 유세차량 2000여대를 임대해 최소 3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100∼120인치 전광판을 장착한 유세차량은 대당 2000만원이 넘는 비싼 임대비용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내 물량이 동날 전망이다.
요즘 정치권에서 선호하는 멀티미디어 유세차량은 100인치 동영상 전광판과 문자전광판을 동시에 탑재한 하이브리드 타입이다. 문자구호와 동영상 자료를 함께 보여주기 때문에 그만큼 홍보효과가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국내 최대의 유세차량 대여업체 애드터치(대표 김재윤)는 이번 지방선거에 전광판 유세차량 150대를 포함해서 유세차량 600여대를 각 정당의 후보자들에게 제공한다. 김재윤 사장은 “선거 후보등록 마감일인 14일 이전에 유세차량 임대계약이 모두 끝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옥외 선거전에 멀티미디어 기술이 본격 등장한 것은 지난 17대 총선에서 합동유세와 정당연설회가 폐지된 이후이다. 이때부터 정치인들이 거리유세에 나설 때는 차별화된 홍보를 위해 마이크 연설보다 화려한 동영상 유세의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정치권의 전광판 유세차량 수요가 늘면서 전문 임대업체수도 2004년 총선 때 5∼6개에 불과했지만 올해 선거는 100여개 이상으로 폭증했다.
청인크리에이티브의 한 관계자는 “전광판 유세차량은 후보나 연설원이 자리를 비워도 하루종일 홍보를 하기 때문에 각종 단체장 선거에선 필수도구로 자리잡았다”며 “천안함 사건으로 정치이슈가 가려지지 않았으면 유세차량 수요는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