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사이베이스 인수…‘오라클 세 불리기’ 맞불

  글로벌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업체 SAP가 사이베이스를 인수하면서 오라클의 세 불리기에 맞불을 놓기 시작했다.

C넷 등 외신은 12일(현지시각) SAP가 58억달러(약 6조5424억원)에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업체 사이베이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사이베이스 3개월 평균 주가에 44%의 프리미엄이 더해진 65달러(약 7만3000원)다. SAP가 인수하는 사이베이스는 DBMS의 전통적인 강자로 모바일 미들웨어·DBMS 영역으로 영역확장을 지속해 왔다. 개인정보관리(PIM), 메일, 일정 등 스마트폰 솔루션을 내놓고 기업용 모바일 인프라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최근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이 ‘통합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사이베이스와 같이 데이터베이스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의 위치가 다소 불안해지는 상황이었다.

로이터는 “사이베이스에는 이번 인수합병이 돌파구가 됐다”고 평가했다. 뉴욕 증시도 SAP의 사이베이스 인수를 반겼다. 사이베이스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35% 폭등하며 SAP 효과를 즐겼다.

SAP는 이번 인수로 오라클의 힘을 빌리던 DBMS에서 독자 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현재 SAP의 강점인 전사자원관리(ERP)시스템를 채택한 고객사 대부분은 오라클의 DBMS를 사용하고 있다. 또 DBMS 외에 사이베이스의 모바일 라인업까지 갖추게 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오라클은 SAP와 오랫동안 경쟁 구도를 형성해왔다. 오라클은 지난 2007년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기업 하이페리온을 전격 인수하면서 SAP가 지키고 있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최근에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을 사들이며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IT 애널리스트들은 “SAP과 사이베이스는 기술적으로, 상황적으로 모두 상호보완적인 상황이다”며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SAP는 오라클 견제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은 한편 사이베이스는 오라클에 밀리던 시장에서 다시 한번 의미있는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