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시스코 시스템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내용은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정보기술(IT) 기업으로 현금 보유가 최고인 알부자들이라는 사실이다.
시장관련 사이트 마켓워치가 14일 팩트셋 리서치 시스템스에 의뢰해 조사한 기업 현금보유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애플은 총 417억 달러로 스탠더드 & 푸어스(S&P) 500지수 소속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기관들을 제외한 이 조사에서 현금보유 2위는 MS로 397억 달러를 보였으며 시스코 시스템스가 391억 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구글의 265억 달러를 합하면 총 1천470억 달러에 달해 국가부도 논란에 휩싸이면서 세계 경제를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던 그리스를 구제하기에 충분한 규모가 된다. 이들 IT기업은 컴퓨터 제품과 칩, 소프트웨어 등으로 막대한 돈을 끌어 모을 수 있으면서 부채를 끌어 쓸 필요가 없고 또 공장이나 철도건설, 대규모 쇼핑센터 등 현금을 잡아먹는 자산도 필요없는 등 현금을 쌓기가 구조적으로 용이한 측면을 갖고 있다.
투자자문 리스크메드릭스사의 패트릭 맥건 특별고문은 “어려운 시기를 대비해 수중에 현찰을 갖는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 이는 폭풍이 몰아치는 (만일의) ’40晝 40夜’를 견딜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면서 기술기업들의 현금보유를 성경 창세기의 노아가 홍수에 대비해 방주를 예비한 것에 비유해 설명했다. 이번 조사를 보면 이들 이외에 퀄컴(182억 달러), 오라클(175억 달러), 인텔(163억 달러), IBM 등 IT부문의 현금보유 10대 기업 현찰은 1년전에 비해 평균 36% 증가해 이 기간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말을 무색케 했다. 구글 다음으로 현금 10대 기업을 보면 화이자가 260억 달러로, IT 이외 회사중에서는 최고였으며 그외 포드(253억 달러),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193억 달러), 퀄컴, 존슨 & 존슨(180억 달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177억 달러) 등의 순이었다. IT 이외의 기업들도 2008년말 불어닥친 경기하강속에 너도 나도 비용절감에 나섰으며 이후 경기 회복속에서 경비지출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도 역력하다.
이달 초 크레디트 스위스의 조사보고에서 이런 상황을 볼 수 있는데 미국 非금융기업의 현금보유액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말 평균 약 6%로 이전 10년중 대개 4~5%보다 상당히 높아진 것이 이를 반영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