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물가 불안 대비해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5.9%, 4.4%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의 경우 작년 11월에 내놓은 전망치 5.5%보다 0.4%포인트 올려잡으면서 6%를 넘보는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5.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했던 성장률 전망치(4.5%)보다 0.8%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이같이 경제성장률이 상향 전망된 것은 세계 경기 회복세가 빠르고 1분기 국내 경제 실적치가 예상보다 크게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설비투자 및 민간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어 고무적이다. ‘경제는 심리다’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및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심리적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문제는 물가다. 한국은행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5개월째 기준금리를 연 2%로 고정했다. 아직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저금리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물론이고 물가 상승압력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기준금리 인상이 효과를 내려면 시간이 걸리는 만큼 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에 선제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

 KDI도 기준금리에 대해 “과거에 최저 수준이 3%대였다면 그쪽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는 방향”이라며 “지금 늦었다고 말할 수 없지만 지금 점진적 인상을 해도 빠르진 않은 시기”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시장안정을 위해 펼쳤던 다양한 지원 정책을 거둬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위기 이후 정부는 돈보따리를 풀어 자금흐름이 막히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잇따라 내놓았다. 그렇지만 위기 대책이 장기화하면 자본배분 기능을 떨어뜨리거나 기업의 부채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위기 극복을 위해 한시 도입한 지출 조치를 예정대로 끝내고, 의무지출에 대한 재정규율을 확립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