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IT 수출실적 인정받기

지난달 IT 수출이 작년 동월 대비 34.1% 증가한 126억7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반도체(41억8000만달러, 97.7%)와 디스플레이패널(28억4000만달러, 40.4%)은 대중국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 3월에 이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IT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또 IT 무역수지는 67억1000만달러 흑자로 지난 2009년 10월 이후 6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로 전체 산업무역수지 흑자에 크게 기여했다.

무역금융 위기로 인해 세계 각국의 수출 증가치가 감소하거나 증대되지 않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IT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산업무역수지를 견인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러한 IT 수출은 대부분 반도체 등과 같은 유체물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유체물질이 아닌 소프트웨어 같은 전자적 형태의 무체물도 포함되어 있다. 유체물의 수출은 관세법상 국내 수출자의 수출신고와 관세관청의 수출신고수리 행위(수출신고수리필증의 교부) 후 유체물인 내국물품을 국외로 반출하는 일련의 수출통관 과정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관세법은 수입과 수출의 대상을 유체물로 한정해 놓았기 때문에 무체물의 경우에는 수출통관 과정이 없다. 따라서 유체물인 IT를 수출할 때 수출자는 관세관청의 통계 및 수출신고수리필증 등을 통해 수출실적을 쉽게 인정받는 것과 달리 무체물인 IT 수출의 경우에는 수출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조차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관세법과 달리 대외무역법에서는 수출의 개념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는데, 거주자(수출자)가 비거주자(수입자)에게 정보통신망을 통해 전송하거나,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에 저장한 상태로 반출하는 방법으로 전자적 형태의 무체물(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소프트웨어, 영상물, 음향·음성물, 전자서적, 데이터베이스 등)을 인도하는 것을 수출로 보고 있다. 따라서, 대외무역법에 따르면, 전자적 형태의 무체물을 해외 수입자에게 수출하고 그에 따른 대가인 수출금액을 영수하는 것은 수출에 해당되는 것이고, 그에 따른 수출실적 또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수출실적의 인정범위는 일반적으로 유상으로 거래되는 수출이 되고 인정금액은 외국환은행이 입금 확인한 금액이다. 인정시점은 외국환은행에 입금된 입금일이 된다.

한편, 전자적 형태의 무체물을 수출실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한국무역협회장 또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이 발급한 수출입확인서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수출입확인신청서에 거래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하여 한국무역협회장 또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에게 신청해야 한다. 특별히 신청 사실에 하자가 없으면 수출실적을 인정하는 수출입확인서를 발급받게 된다.

이렇듯, 수출실적을 인정받게 되면 수출자인 국내업체는 국가나 외국환은행 등으로부터 무역기금 융자를 받거나 무역의 날 포상을 받을 수도 있다. 또 해외지사 설치 인증 추천 등 많은 이로움을 얻을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전자적 형태의 무체물을 주로 수출하는 국내 IT 업체는 수출실적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하겠다.

　유정곤 KOTRA IT수출상담센터 전문위원(관세사) youjg@hmp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