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이 은행권에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이 시장을 주도해왔던 ‘블랙베리’가 아이폰으로 대체되면서 장기적으로 리서치인모션(RIM)이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18일 로이터·타임온라인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터드은행은 업무용으로 블랙베리를 이용하고 있던 직원들에게 아이폰으로 교체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줬다.
스탠다드차터드은행 대변인은 “회사 e메일 서비스를 블랙베리에서 아이폰으로 이전하는 작업은 한 달 전 시작됐다”면서 “7만5000여 직원 중에 얼마나 많은 수가 아이폰을 선택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 OCBC은행은 처음으로 직원들이 블랙베리와 아이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시터 코 OCBC의 기술인프라 부문 사장은 “이것은 블랙베리를 다른 것으로 바꾸려는 의도는 아니다”라며 “우리 직원들이 이동 중에 업무용 이메일, 캘린더 등에 접속할 때 선택권을 갖길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웰스파고은행이 비슷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어떤 업종보다도 보안과 정확성을 중시하는 금융 부문에서 아이폰을 받아들인 것은 새로운 움직임이다. 그간 금융기관에서는 직원들이 회사 업무 소통을 위한 표준 기기로 블랙베리만을 인정했다. 이후 아이폰에 대한 보안이 검증되고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면서 이런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일부 소규모 사금융 업체, 컨설팅과 법률사무소 등도 역시 직원들이 업무용 이메일을 개인 아이폰에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누 치아린 맥쿼리증권 IT애널리스트는 “더 많은 기업들이 아이폰으로 대체하는 것은 RIM에게 나쁜 뉴스”라며 “하지만 변화를 결정하기까지 내부 테스트와 애플리케이션 구축 등에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RIM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한참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