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성공파도](333) 직장탐구생활-혼자 떠들게 되는 리더의 딜레마

나는 늙으면 저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내가 그러고 있다. 소통의 탈을 쓰고 설교만 하고 있다. 물론 산 세월과 겪은 경험으로 실력이 정말 뛰어나서 할 말이 많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이 그걸 알아주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짓이다.

제 풀에 흥분해 침을 튀며 말하다 보면 어느새 회의장은 찬물을 끼얹은 채 얼음을 얼리고 있다.

부하의 사기를 북돋우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는 리더가 되고 싶었는데 현실과 이상은 너무도 괴리가 크다.



의무적으로라도 말하는 순번을 정하고 발언권을 나누자.

내가 말할 시간을 미리 제한하고 부하가 말할 시간을 별도로 할애하자. 어설프고 뻔한 내용일지라도 귀기울여 듣고 그들이 말하는 자세, 목소리, 표정을 관찰해 보자. 밖으로 표현되지 않지만 행동에서 풍겨 나오는 내면적인 정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부하가 말이 없다고 탓할 것이 아니라 부하가 말하고 싶게 해야 하고 부하가 말하게 해야 한다. 미리 준비해오게 사전에 정보를 주고 답의 질을 결정하는 질문의 질을 높이자. "요점 중심으로 빨리빨리 하게, 그 부분은 됐네, 좀 제대로 해봐, 저기 수치가 맞다고 생각하나? 나보다 더 아는 사람 있나?, 그런 것도 사전에 체크 안 하나?"라고 취조하면 먼저 나서서 말할 사람이 없다. "최고의 강의는 휴강, 최악의 강의는 보강"이란다. 그렇다면 정말 학생들은 휴강을 가장 좋아할까? 허리가 휘게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출까지 받아가며 다니는 대학인데, 휴강이 좋을 리 만무하다. 차라리 휴강이 낫다 싶을 만큼 강의가 형편없기 때문이다. 귀에 쏙 들어오게 그들의 언어로 말하지 않을 바엔 차라리 말을 말자.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말하지 않는 것도 몇 개 남겨 두라. 해답을 알고 있더라도 리더는 가끔 조직원들이 스스로 답을 찾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하의 사기를 북돋으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는 리더, 이상을 현실로 실현시키는 리더,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