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소통산업의 탄생과 과제

[ET단상] 소통산업의 탄생과 과제

 1980년대 카폰, 즉 자동차에 장착된 무선이동전화가 처음 등장한 후 1990년 중반 디지털방식 도입으로 국내 이동전화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왔다. 유선전화에 이어 무선이동전화의 편리성 덕분에 유무선 통신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그동안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이동전화의 도입이 제한적이나마 국내에 소개되었으나 2010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로 국내 통신시장은 본격적인 지각변동을 맞이하게 되었다.

 20년 이상 음성통화 시장이 형성되어 왔지만, 이젠 음성통화는 기본이고 인터넷을 장착한 데이터통신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복합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말기와 음성통화는 기본이 되었고,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무선인터넷을 사용해 언제 어디서나 저렴한 비용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통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음성통화 시장에서 대접받지 못했던 소프트웨어사업자, 충분한 경쟁력을 지녔으면서도 브랜드파워에서 밀렸던 세계적인 단말기사업자와 연대한 스마트폰은 그동안 소홀했던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킴은 물론이고 소비자 편의까지 고려했다는 점에서 혁명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내 통신시장은 유무선통신, 인터넷전화, IPTV, 스마트폰으로 융복합을 거듭하면서 눈부시게 진화해 가고 있다. 국내 한 통신사업자는 ‘탈통신’이라는 기치를 내세우고 있다. 급속한 기술발전이 미래를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드웨어가 중심이었던 음성통화는 기본이고, 그 위에 소프트웨어, 데이터통신을 포함한 스마트폰이 만들어 가는 산업을 통신산업이라고 정의 내리기엔 너무 좁은 개념이 되었다. 오히려 사람의 소통을 돕는 매체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어떨까. 시간과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사람의 소통을 돕는 진화된 매체인 것이다. 즉 스마트폰은 사람의 소통범위를 확장시켜 주는 도구다. 후대 역사에서 스마트폰은 사람의 말소통, 글소통을 돕는 21세기 발명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는 앞으로 거대한 소통산업의 탄생을 예상할 수 있다. 단말기, 중계기 등 하드웨어와 음성통화뿐만 아니라 무선인터넷,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소비자 친화적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자들이 어우러져 만들어 가는 새로운 소통산업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산업은 소통을 매개하는 도구의 발전에 한정될 것이다. 소통의 도구가 아무리 발전하고 진화하더라도 차가운 매개체에 불과할 뿐,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사람과 직접 만나 감성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사람과의 소통은 직접 만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나 자신을 비운채 상대를 내 안에 품을 때라야 비로소 소통이 시작되는 것이다. 다양한 매체의 발달과 진화는 소통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소통이란 결국 개개인의 소통역량에 의해 결정된다. 요즘 젊은 세대는 유년시절부터 컴퓨터와 휴대폰에 노출되었고 형제자매가 적은 만큼 소통역량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따뜻한 감성소통을 위해서는 소통전문가가 주도하는 소통서비스 발전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소통산업의 성장과 감성소통 향상을 통해 우리는 불통으로부터 자유로운 ‘통통 세상’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강정환 (주)통통 대표이사 tong@tongtong88.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