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라고 하면 일반전화망(PSTN)을 연상할 만큼 PSTN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다. PSTN은 2000만 가입전화와 300여 전화 교환국을 잇는 가입자 전송로와 전화교환국 간을 잇는 국간(局間)전송, 교환기, 신호시설 등을 말한다. 네트워크의 기초 인프라다. 우리나라도 전화, 인터넷, 케이블TV, 정부, 각 군, 기업 등의 자가 통신도 경제성이나 기술적 문제 등을 고려하여 자기들이 필요한 구간은 PSTN을 이용한다. u헬스, 홈 네트워크 디지털TV, u시티, 양방향 케이블TV는 물론이고 인터넷전화도 PSTN을 이용한다. PSTN은 통신, 방송, 가전,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된 복합네트워크로 유연성이 풍부한 공중정보통신망이다.
PSTN의 대표적 상징 상품인 가입전화는 인터넷 전화가 유행하면서 위기에 처해 있다. 통화품질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통신사업자들은 가입전화보다 약 34.8% 더 싸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만 부각시켜 인터넷전화 쓰라고 홍보하고 있다.
가입전화를 푸대접하다 보니 전국 방방곡곡 깔려있는 PSTN도 덩달아 푸대접받고 있다. 무선통신망의 핸드폰과 유선전화망의 가입전화를 사원 1인당 수익 등으로 단순 비교하여 비경제적으로 평가하고, PSTN을 비전없는 시설로 평가 절하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우려할 만한 일이다. 현장의 노련한 숙련 전문 인력은 물러났고, 이 분야 기업들은 영세해지면서 부품조달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 총무성은 일본 유선전화망을 금년까지 모두 인터넷기술을 이용한 차세대네트워크로 완전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NTT의 광통신을 이용한 IP기술로 기존 전화망을 진화시켜 가입전화도 고급화한다. IP망으로 일반 전화, 고화질 동영상, 고속인터넷 등 다양한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게 되며 전화요금도 인하한다고 한다.
방통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현재 시외 및 시내전화망 통틀어 유선전화의 인터넷 프로토콜(IP)화 비율은 7% 선밖에 되지 않는다. 유선전화망의 고도화 전략은 역대 정권마다 초고속통신망, 광대역 통합망 등 청사진을 내놓고 천문학적 돈을 쏟아 부었는데 유감스럽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유선전화망이 모두 IP화되면 기존 가입전화는 모두 인터넷 전화로 대체한다고 한다는데 우려되는 발상이다. 지금이라도 PSTN을 이용한 인터넷, 핸드폰, 인터넷TV. 인터넷 전화에서 투자와 비용원가를 충당하고 유선전화는 인터넷전화보다 대폭 저렴하게 요금인하를 하여야 한다.
가입전화가 푸대접 받고 경쟁력을 잃어 가입전화가 증발되면 유선통신 수입구조가 흔들리게 되고 투자와 유지보수의 재원 조달이 한계에 이를 것이다. PSTN은 국가 기간망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가지며 무선망이나 인터넷 망보다 품질과 안정성에서 우수하다. PSTN과 그의 대표상품인 가입전화를 재조명하여 인터넷전화와 경쟁과 공조 속에서 공생 발전하기 바란다.
김부중 성결대학교정보통신공학부 객원교수 boojkim@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