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19일(현지 시간) ‘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오픈소스 방식 비디오 규격인 ‘웹M`에 대한 IT업계의 관심이 비상하다.
과연 구글의 ’웹M` 프로젝트가 기존의 로열티 방식 비디오 규격인 ‘H.264’를 대체할 수 있을지, 아니면 혼란만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의견이 분분하다.
구글이 이번에 발표한 `웹M` 프로젝트는 HTML5 등 고화질 동영상 제작 및 구현에 사용되는 `VP8` 비디오 코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VP8` 코덱은 구글이 인수한 코덱 전문업체인 온투테크놀로지가 보유한 기술로, H.264 코덱처럼 고화질(HD) 영상을 지원한다.
다만 `웹M`과 달리 H.264는 2015년부터는 `MPEG LA 컨소시엄`에 로열티를 지불해야만 사용 가능하다. `H.264`는 그동안 업계의 `사실상 표준(de facto)`으로 인식되어 왔으며, 유튜브,브라이트코브,비메오 등 동영상 사이트를 비롯해 각종 동영상 재생 장비 등에 폭넓게 적용되어 왔다.
최근 들어 어도비 플래시와 HTML5를 놓고 IT진영간에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이 `웹M`이라는 오픈소스 방식 비디오 규격을 새로 내놓자 벌써부터 IT진영에는 다양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먼저 이 프로젝트의 당사자인 구글은 ‘웹M’ 비디오 규격을 유튜브의 HTML5 시험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HTML5의 비디오 코덱으로 H.264와 더불어 ‘웹M`도 적용토록 한다는 의미다.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 상에서도 당연히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모질라의 파이어폭스, 오페라 등 웹브라우저 업체 역시 ‘웹M’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문제는 MS와 애플의 반응이다. MS 역시 `웹M`이 사용자의 PC에 설치된다면 `인터넷 익스플로러9` 버전에서 VP8 코덱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MS는 HTML5 동영상 재현시 H.264 엔코딩 콘텐츠만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애플은 ‘사파리’ 브라우저에 H.264를 지원하겠다는게 기존 입장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굳이 ‘웹M’을 마다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뉴티비(http://newteevee.com)에 따르면 ‘플래시’ 공급사인 어도비 역시 `웹M` 프로젝트에 강력한 지지 의사를 보였다. 어도비의 CTO인 케빈 린치는 “‘웹M’을 ‘플래시’ 플레이어 기술의 중요한 코덱 중 하나로 포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도비는 최근 애플이 HTML5와 H.264를 지원키로 함에 따라 애플과 불편한 입장에 서 있었는데, 이번 구글의 ‘웹M’ 발표를 계기로 구글과 한발짝 더 다가서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구글은 이번에 칩 메이커들도 대거 ‘웹M` 진영에 끌어들였다. 퀄컴,AMD,ARM,브로드컴,엔비디아,TI 등 굵직굵직한 반도체 업체들이 이미 ’웹M‘ 지지 명단에 들어가 있다.
다만 인텔이 빠진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현재 인텔은 구글의 ’스마트 TV` 프로젝트의 협력 파트너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번 ‘웹M’ 지지 명단에 없는 것이 ‘놀랍다’고 뉴티비는 지적했다.
한편 구글이 `웹M`을 오픈소스로 제공키로 함에 따라 기존의 오픈소스 진영의 비디오 코덱 규격인 `오그 테오라(Ogg Theora)`와의 관계 정립이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웹M`이 없었다면 당연히 ‘오그 테오라’라는 오픈소스에 관심이 많겠지만 구글의 `웹M`이 향후 활발하게 보급된다면 ‘오그 테오라’ 역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오그 테오라’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체들로 부터 폭넓은 지지층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반면에 구글의 `웹M`은 이미 다양한 소비자 관련 제품 공급업체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상태다.
그동안에는 `오그 테오라`를 쓰겠다는 업체가 적지 않았다. 위키피디아의 경우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그 테오라’를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파이어폭스의 모질라재단은 H.264의 로열티 부담을 우려혀 파이어폭스에 H.264 대신 ‘오그 테오라’를 채택하고 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오픈 소스 시장을 놓고 `웹M`과 `오그 테오라`간 힘겨루기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막대한 자금력과 업계 동원 능력을 감안한다면 `오그 테오라`로서는 쉽지 않은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