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컴퓨팅 서버(server) 시장 질서가 바뀔 조짐이다. HP가 IBM을 추월해 1위로 올라섰고, 델이 약진한 가운데 오라클의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빠르게 쇠퇴하는 추세다.
26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HP의 지난 1분기 서버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5.9% 늘어난 34억달러(약 4조2670억원)어치에 달해 IBM을 추월했다. HP 서버 판매량이 IBM을 넘어선 것은 2008년 1분기 이래 처음이다.
지난 1분기 IBM 서버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1% 줄어 30억5000만달러(약 3조8270억원)에 그쳤다. IBM 서버가 HP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고가(high-end)형 메인프레임 컴퓨터와 유닉스 서버에 고착한 결과로 풀이됐다.
HP는 고가형뿐만 아니라 저가형 서버를 골고루 판매했다. 특히 인텔과 AMD의 ‘x86’ 칩을 이용한 저가형 서버 판매 확대에 힘입어 세계 1위에 올랐다.
x86 계열로 제품을 전문화한 델도 지난 1분기 서버 매출이 16억7000만달러(약 2조920억원)로 1년 전보다 35.5%나 치솟았다.
지난 1월 오라클에 인수된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서버 매출은 39%나 곤두박질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가 서버 부문 영업(마케팅) 예산을 삭감한 상태여서 매출 하락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 1분기 컴퓨팅 서버 전체 시장규모(매출 기준)는 1년 전보다 6% 상승한 108억달러(약 13조5300억원)였다. 판매 대수로는 23%가 늘어, 고가형 메인프레임·유닉스 서버보다 x86 계열 저가 제품이 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것으로 읽혔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