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한국에서 ‘인터넷 속도’가 아니라 ‘디지털 문화에 빠르게 젖어들어야 한다’는 절실함을 배우고 갑니다.”
월드IT쇼(WIS) 2010 전시장을 둘러 본 하이메 게레로 루이스 에콰도르 정보통신사회부 장관의 첫 소감이다. IT강국 한국의 앞선 기술이 감탄스럽지만 아무래도 관료인지라 디지털을 문화로 젖어들게 한 정부 역할에 눈길이 더 간 듯하다.
에콰도르는 다윈의 진화론으로 유명한 ‘갈라파고스’의 나라다. 최근 이 나라 정부는 디지털 혁명을 추진한다. 약 9억달러를 투자하는 IT 국가계획을 수립했으며, 약 2000만달러를 투자해 디지털 및 보편적 서비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공 조달 포털 등 전자정부 시스템도 도입했다.
루이스 장관은 전시장을 둘러보며 기기를 체험해 본 뒤 “IT강국 한국의 최고 전시회답게 굉장히 흥미로웠고, 정말 진보한 IT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골프존 부스에서는 스크린골프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즉석에서 시타를 해 관람객의 박수도 받았다. 그는 환경까지 생각하는 그린IT도 흥미롭게 살펴봤다.
루이스 장관은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 기술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지만 친환경 그린IT가 시선을 끌었고, 관련 기술과 시스템을 에콰도르에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과의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아직까지 에콰도르의 IT산업은 시작단계인 만큼 배울 부분이 많다는 설명이다. 에콰도르 전체 인구 1412만2604명 가운데 불과 14.4%가 인터넷을 쓴다.
루이스 장관은 “에콰도르의 IT는 아직 산업 규모가 작고, 현재 발전시켜 나가는 단계다. IT 산업 발전을 위해 통신 인프라부터 시작해 많은 것이 필요하며, 한국의 사례를 참고한다”면서 “바이오 산업과 IT가 결합한 BT 분야도 한국과 협력하길 바라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그는 산업과 함께 한국의 정보통신 정책 부문을 주목했다. IT강국이 되는 데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루이스 장관은 “한국 정부의 정책이 IT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굉장히 영향력 있게 작용한 것 같다”며 “에콰도르에서도 한국의 정책들을 수용해서 잘 적용하면 IT산업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책적인 부분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했다.
한국이 IT강국으로서 국제 사회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도 아끼지 않았다. “에콰도르와 같이 IT 산업을 발전시키려고 하는 나라들에 IT 강국인 한국이 적극적인 도움을 줬으면 합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