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와 남유럽발 악재가 맞물려 금융 시장이 안개 속을 걷는다. 원·달러 환율은 닷새째 오르고 주가는 상당폭 반등했으나 여전히 혼조세다. 이미 예견된 악재임에도 금융시장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일부에선 심리적 오버슈팅(과매도) 조짐까지 감지된다. 남유럽 국가의 재정 위기가 확산되고 남북 간 긴장 국면이 이어지면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국내 금융시장에 유럽발 위기와 대북 리스크가 지나치게 부각된 측면이 없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대내외 불안 요인에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지 말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경제 주체들의 막연한 불안 심리가 오히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북한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여러 차례 경험했지만 그럴 때마다 단기간에 안정하는 과정을 겪어왔다. 외국인들의 최근 주식 순매도는 국내 시장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 공통된 현상이다. 실제로 26일 증시는 폭락 하루 만에 의미 있는 반등에 성공했다. 대형 IT주들이 일제히 상승했고, 열흘 새 120원가량 폭등했던 원 달러 환율도 진정 기미를 보였다. 대북 리스크가 줄어들면 환율 역시 안정권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이 있는 만큼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필요한 대응방안을 사전에 강구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시중 유동성이나 외환을 충분히 공급하는 등 선제적 조치도 필요하다. 이런 차분한 대응과 함께 무엇보다, 우리나라 경제 역량이 이 정도의 충격과 위기는 충분히 흡수하고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