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자동사냥 프로그램(일명 오토)을 만들어 판 업체와 기업형 게임작업장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7일 게임자동사냥 프로그램인 ‘오토마우스’를 개발, 프로그램 7만6740개를 시중에 판매해 52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로 모 업체 대표 조모(26)씨와 운영자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이 제작한 오토마우스를 구입해 기업형 게임장을 차려놓고,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이용해 획득한 게임머니를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팔아 8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게임작업장 운영자 2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2008년 6월 경남 진주에 240㎡ 규모의 제조공장을 차려놓고 연구개발팀, 고객팀 등 직원 30명을 고용해 오토마우스 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인터넷 오픈마켓 등을 통해 지난해 9월까지 7만6740개(개당 7만원), 모두 51억4200만원 어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토마우스는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하지 않아도 컴퓨터가 자동으로 게임 캐릭터를 조종해 사냥을 하는 것으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아이템과 게임머니를 획득하는 주범이다.
게임장 운영자 홍모(36)씨 등 24명은 같은 기간 부산,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기업형 작업장을 차린 뒤 오토마우스 프로그램을 깐 컴퓨터 2795대와 대포 ID 2204개를 이용해 국내 유명 온라인게임에서 게임머니를 획득했다. 이들은 획득한 게임머니를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통해 판매해 모두 8억1522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게임장 운영자가 기존에 적발된 소프트웨어방식 프로그램과 달리 게임화면의 변화를 실시간 캡쳐하는 하드웨어 방식을 사용해 단속을 피해 왔다고 밝혔다.
부산경찰청 이재홍 사이버수사대장은 “게임자동사냥 프로그램 제작업체뿐 아니라 이를 공급받아 사용한 불법 게임장까지 함께 무더기로 단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온라인게임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지속적인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