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세계는 지금 애자일한 방법으로 진화 중

[현장에서]세계는 지금 애자일한 방법으로 진화 중

2005년 캘리포니아의 서니베일에 위치한 야후 본사에서 개발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애자일(Agile)이라는 생소한 용어를 처음 접했다. 야후가 전문 컨설턴트를 영입해 전사적으로 스크럼과 애자일을 도입할 때였다. 미국 본사와 15개국의 해외 지사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던 SW 개발 프로세스는 PDP(Product Development Process)였다. 2002년에 전사적으로 도입됐던 폭포수 모델 기반의 프로세스가 무겁고 느리다는 이유로 서서히 개발팀의 외면을 받자 야후 경영진이 고심 끝에 애자일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선택했다.

이처럼 해외 선진국의 경우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 HP, 모토롤라 등 대부분의 대기업이 일찌감치 애자일을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포레스터리서치가 1298명의 IT 개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5%의 응답자가 애자일 방법론을, 21%의 응답자가 반복점증 방법론을, 13%의 응답자가 폭포수 방법론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 30.6%의 응답자는 정형화된 방법론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폭포수로 대변되는 전통적인 계획중심방법론은 엄격하고 체계적인 요구사항 분석, 계획, 정량적인 평가, 품질관리, 문서화, 훈련된 프로세스, 주요 마일스톤에 따른 중앙 집중 관리와 순차적인 절차를 따른다. 상대적으로 요구사항의 변화가 적은 대규모의 복잡한, 혹은 고도의 확실성을 요구하는 프로젝트에 적합하다.

반면에 애자일의 기본 철학은 프로젝트 초기부터 고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단기간의 반복, 점증적인 제품 출시를 통해 시장의 반응을 빠르게 적용한다. 전문성이 높은 소규모의 팀을 꾸려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시장과 고객의 요구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고객 만족과 비즈니스의 성공을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의 동향은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표준 방법론에 애자일 기법을 효과적으로 접목하는 것이다. 즉, 프로젝트 참여 인원, 응용 분야, 중요성, 혁신성 등의 프로젝트 환경에 따라 기존의 방법론과 애자일 방법론은 공생하는 관계에 있으며 프로젝트 상황에 맞게 위험 수준을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이 두 가지 방법론을 적절하게 조합해 이용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세영 정보통신산업진흥원 SW공학센터 박사 sylee@nip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