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인 LCD 모듈시장은 2008년 약 901억달러에서 올해에는 약 908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784억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그 동안 우리나라 산업 성장의 큰 축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시장이 이제는 규모의 성장을 하기에는 이미 포화된 시장임을 알려주는 신호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미 국내외 글로벌 기업은 미래 성장 산업을 찾아 신규 산업의 사업성 검토와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친환경과 그린에너지, 바이오 의약사업 등이 미래를 이끌어갈 유망한 사업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친환경 그린에너지 산업의 중심축이 될 태양광 산업과 2차전지 산업은 우리나라가 그동안 세계시장을 이끌어 온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 그리고 성장일로에 있는 자동차 산업의 기술과 인력을 배경으로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사업영역으로 판단된다.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은 작년에 모듈생산 기준으로 12.7GW, 규모로는 242억달러를 기록했고,올해는 20.5GW 생산량에 323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이런 규모라면 현재의 LCD모듈 시장의 3분의 1을 올해 돌파하고 2020년에는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차전지 시장은 중·소형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을 중심으로 올해 약 90억달러 시장에서 2020년 약 650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향후에는 자동차용 2차전지가 이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의 LG화학과 삼성SDI가 이 시장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또한 독일의 보쉬와 삼성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도 자동차용 2차 전지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신 성장 산업에서 우리 한국이 주도권을 가져가는데 넘어야 할 벽 또한 만만치 않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인 태양광 산업의 경우, 일본은 이미 50여년 전부터 이 분야에서 연구개발 및 상용화를 진행해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이웃 중국은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산업지원책과 원가경쟁력에 힘입어 지난해 전 세계 태양광 생산량의 약 38%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자동차용 2차전지 시장은 현재 하이브리드 차량을 시작으로 시장이 막 시작하는 단계다. 세계 자동차시장을 주도하는 일본 자동차업계는 향후 전기차 생산에 핵심이 될 자동차용 2차전지를 내재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의 도입이 글로벌 대세임에도 자동차 업계와 관련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관련 산업의 저항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인다. 또 2차전지의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양극활물질 같은 핵심부재의 원가 절감 등이 시장성장에 필수 요인이라 판단된다.
이와 관련해 삼성그룹 차원의 최근 대규모 신규사업투자계획이 눈길을 끈다. 2020년까지 태양전지, 자동차용 2차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5개 분야에 총 23조원을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이 투자금액은 삼성그룹 연 평균 투자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삼성은 2007년에 22조원, 2008년 28조원을 투자한 바 있다. 태양광과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은 향후 미래를 이끌 글로벌 대세임이 분명하다. 미래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지 예상된다면 이제는 보다 과감한 결단으로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고 자문하고 싶다.
김광주 솔라앤에너지 대표, kenny@solarnenerg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