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교통법규에 걸린 운전자들에게 흔히 뇌물을 요구하기로 유명한 멕시코에서 ’경찰에게 뇌물을 주지 않는 법’을 알려주는 스마트폰용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어 화제다.
부패한 경찰의 천국으로 불리는 멕시코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뇌물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폰의 앱스토어상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뇌물 방지 프로그램’은 운전자가 경찰 단속에 걸린 뒤 뇌물을 요구받는 상황에 대처하는 요령을 담고 있다.
경찰에 속아 더 많은 돈을 내지 않도록 교통범칙금 계산기가 포함돼 있고 불법주차로 자주 견인당하는 지역의 리스트도 뽑아 제공한다.
운전자들이 쉽사리 걸려들 수 있는 교통 법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도 특징.
특히 프로그램을 통해 구입할 차량의 사고 이력이나 밀린 벌금 여부를 알아볼 수도 있어 세금이 잔뜩 물려 있는 대포차를 넘겨받는 위험도 피할 수 있다. 다운로드 비용이 20페소(한화 1천890원)로 저렴한 이 프로그램은 출시 석 달도 안돼 1만1천 차례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개발업체의 다니엘 마르테니스 란데로스 사장은 지난달 31일 운전자로써 권리나 의무를 잘 몰라 부패한 경찰에 붙잡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프로그램 개발 취지를 EFE통신에 전했다.
현재는 아이폰용 프로그램만 나와 있지만 조만간 다른 스마트폰인 블랙베리용 프로그램도 출시된다.
최근 미국의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멕시코 내 뇌물 사건의 85%는 정부와 관련돼 있으며 경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가깝다.
멕시코 정부는 뇌물 관행을 근절키 위해 운전자가 경찰로부터 뇌물 요구를 받았을 경우 꼬깃꼬깃한 지폐처럼 건넬 수 있도록 정복을 입은 돼지가 그려진 접혀진 종이를 운전자에게 배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또 경찰관이 뇌물을 요구하기에 앞서 가족을 한번 떠 올릴 수 있도록 가족 사진을 가지고 다닐 것을 권하는 등 ’뇌물에 영혼을 팔지 말라’는 모토로 뇌물 방지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