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하나대투증권의 신개념 HTS

 하나대투증권은 지난 5월 31일 누구나 쉽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HTS ‘하이-파이브(Hi-Five) CEO’를 출시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전문가 수준의 복잡한 시스템 개발에만 몰두하면서 전문가와 일반투자가용 HTS를 구별하지 않고 획일화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어 고객층에 따른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하나대투증권은 HTS 사용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손쉽게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HTS가 필요하다고 판단, 하이-파이브 CEO를 선보이게 됐다. 하이-파이브 CEO는 기존 HTS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최적의 콘텐츠로만 구성했으며, 초보투자자들도 새로운 교육이나 안내 없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많은 증권사들이 복잡한 기능만을 앞세워 전문가 수준의 HTS를 만드는 데만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메뉴들을 찾아다닐 필요없이 초보투자자나 중장년층 누구라도 쉽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주식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HTS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은 하이-파이브 CEO를 만들기에 앞서 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HTS 사용자 통계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HTS 사용 고객들이 쉽고 단순한 시스템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실제 전체 고객의 80% 이상이 10개 미만의 화면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95%이상이 주식매매에 집중돼 있었다. 파생상품 매매는 극히 일부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나대투증권은 특화된 주식전용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 사용 빈도수가 많은 10개의 화면을 중심으로 좀 더 편하고 쉽게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두고 새 HTS를 개발했다.

 

 ◇RIA 도입으로 UI 획기적으로 개선=하나대투증권은 기존 HTS보다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용자인터페이스(UI)부분에 많은 신경을 썼다. 실제 HTS 첫 화면부터 지금까지의 HTS와는 전혀 다른 파격적이면서 화려한 UI가 눈에 들어온다. 이를 위해 하나대투증권은 플래시 기반의 리치인터넷애플리케이션(RIA)을 도입했다. 지금까지 많은 증권사들은 플래시 시반으로 개발하는 것을 꺼려왔다. 메모리 사용량이 많은 만큼 시스템 속도를 보장하기 힘들고, 각종 기능을 구현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파이브 CEO를 개발하면서 비주얼한 UI 부분만을 RIA로 개발하고, 그 외 데이터 처리 및 인터페이스 부분은 C++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플래시를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과부하 및 메모리 문제 등을 해소했다.

 김지은 하나대투증권 상무(CIO)는 “개발 초기부터 RIA 도입을 염두에 뒀으며, 기술적 적합성 및 보안적인 이슈사항에 대해 철저한 검토를 마친 후 최종 도입을 결정하게 됐다”며 “RIA 도입과 함께 기존과는 다른 개념의 디자인 요소 등이 접목되면서 화려하면서 사용하기 쉬운 시스템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새로운 HTS에서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는 ‘CEO 리포트’는 증권 업계 최초로 기본 프레임에 도입된 것이다. CEO리포트는 모든 고객이 CEO처럼 보고받을 수 있도록 하다는 아이디어로 만든 기능이다. 당일의 고객 자산현황, 시장정보, 리서치 정보 및 고객자산 분석 현황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부분의 HTS는 이러한 정보들이 뿔뿔히 흩어져 있고 기본 프레임에서 제공하지 않고 있다.

 

 ◇정제된 10개의 콘텐츠 제공=하나대투증권은 RIA 외에도 새로운 HTS를 만들면서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다. 우선 컴포넌트기반개발(CBD) 방법론을 적용해 디자인한 것도 특징이다. 핵심 부분을 공용 컴포넌트로 나누고, 시스템상 고유한 부분만 별도로 개발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한 단위 컴포넌트의 임베딩(embedding) 기술도 적용했다. 기본 개발환경인 비주얼베이직스크립트에서 C++ 언어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임베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내부 콘텐츠의 중복성을 배제할 수 있었다.

 기능적으로도 기존의 전통적인 메뉴선택 방식에서 탈피해 최적화된 10개의 콘텐츠로 모든 업무처리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최소·최적의 화면을 통해 사용자가 쉽게 정보를 확인하고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이-파이브 CEO 개발을 담당했던 한성수 하나대투증권 부부장은 “사용자들의 고민은 항상 ‘어떤 화면을 봐야 내가 원하는 정보를 빨리 얻을 수 있을까’라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가장 많이 보는 주식종합, 관심종목, 현재가, 종합차트, 주식일반주문 등 10개 콘텐츠만 기본 프레임에서 보여주도록 설계했고, 중요한 정보에 대해서는 폰트 및 디자인적 측면에서 과감한 시도를 하는 등 기존의 틀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기능들을 모두 단순하게만 줄여 놓은 것은 아니다. 정보의 집약, 중복성 배제를 통해 콘텐츠가 정제됐기 때문에 정보의 질적인 측면은 더 좋아졌다는 게 하나대투증권의 설명이다.

 김지은 상무는 “더 많은 복잡한 기능들을 원하는 고객의 경우 기존의 하나대투증권 HTS를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며 “기존 HTS와 새로 개발된 HTS의 고객 정보를 통합해 놨기 때문에 쉽게 원하는 버전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패드 등도 지원 계획=하나대투증권은 하이-파이브 CEO HTS를 만들면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그동안 이러한 개념의 HTS가 없었기 때문에 참조할 만한 시스템이 없었고 RIA 도입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하나대투증권의 하이-파이브 CEO HTS는 철저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해 만든 것이다. 프로젝트 담당자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바로 이러한 고객 분석 작업이었다고 털어놨다.

 한 부부장은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기 위해 다양한 사용환경에 대한 통계조사 및 동선파악, 수많은 콘텐츠의 집약 및 정제화 등의 작업을 추진했다”며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등을 실현 가능한 설계안으로 만들기까지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하나대투증권은 3개월에 걸친 1단계 개발 설계안을 완전히 뒤집고 재설계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만큼 설계 작업이 쉽지 않았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하이-파이브 CEO HTS를 아이패드 등과 같은 일정 수준의 해상도를 보유한 모바일 환경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새로운 HTS는 시스템 내부 구조가 간결한 컴포넌트로 되어 있어 모바일 환경에 포팅하기가 용이한 것이 장점”이라며 “모바일 사용자가 갈수록 늘어날 것인 만큼 선도적인 개발로 아이패드 등 모바일 환경에서도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