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소형 은행에 특화한 토털 아웃소싱 필요

 주요 저축은행들이 저축은행중앙회의 IT서비스를 해지하고 독자 정보시스템을 활발하게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저축은행중앙회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소형 저축은행에 특화된 ‘토털 아웃소싱업체’로 변신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금융정보시스템(IFIS)을 사용 중인 저축은행 회원사들이 서비스 품질에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 이 같은 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3~4년간 저축은행중앙회의 IFIS를 사용하는 저축은행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 등 주요 저축은행이 IFIS 서비스 수준에 대한 불만으로 자체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고, 이 같은 추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속한 대응이 필수적인데, IFIS의 경우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인 만큼 시스템 구조가 유연하지 못하고 상품 개발에도 빠르게 대응하기 힘들다. 게다가 시스템 기획과 개발 과정의 영업 노하우 등이 노출된다며 많은 저축은행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저축은행중앙회에서 IFIS를 관리하는 인력을 50여명밖에 없고, 그나마 이 중에서도 계정계 본연의 업무는 20명 정도가 관리하고 있는 정도”라며 “이는 대형 저축은행의 IT인력보다도 적은 인원인 만큼 IT 역량에 대한 신뢰가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저축은행중앙회가 대형 저축은행의 IT인프라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고 IT서비스 지원 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가 내세울 수 있는 최대 강점은 대외 공동망을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앞으로 대형 저축은행이 자체적으로 금융공동망과 직접 연결하는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강점으로 내세우기 힘들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중앙회의 롤모델로 코스콤을 제시한다. 코스콤이 중소형 증권사를 대상으로 IT서비스를 지원해 주듯이 소형 저축은행 위주의 토털 아웃소싱 전문기관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형 저축은행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되 각사의 차별화된 IT전략을 모두 반영할 수 있는 토털 IT아웃소싱업체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앞으로 중앙회는 저축은행별로 전담팀이나 관리자를 따로 배정해 두고 서비스를 지원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단순히 IT비용 부담이 적다는 이유로 IFIS에 머물러 있을 저축은행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외에도 저축은행중앙회는 IFIS 관련 이해당사자 간의 협의회를 정례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협의회가 단순히 요구사항을 수집해서 반영하는 수준이 아니라 중앙회와 회원사인 저축은행 간의 상시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체계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형 저축은행의 비즈니스 요구를 충족하는 정도의 시스템 수준이 아니라 자산 규모 5000억원 이상의 중형급 저축은행이 만족할 만한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 만일 저축은행중앙회가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한 중대형 저축은행에 버금가는 수준의 IT인프라와 서비스 체계를 확보한다면 저축은행업계 전반의 IT 수준을 향상시키는 계기도 될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의 IFIS를 새로 구축하는 것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