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미국의 제2 이동통신사업자인 릴라이언스와 AT&T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주식 거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업계의 시선을 모았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은 AT&T가 릴라이언스 주식 상당량을 사들이기 위한 비공식 협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인도 억만장자 아닐 암바니의 릴라이언스 이사회는 지난 6일 주식을 26%까지 매각할 수 있게 승인한 상태다. 주식 매각 대금은 이동통신망을 갱신(업그레이드)하고, 부채를 줄이기 위한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데 쓰기로 했다. 릴라이언스의 부채는 인도 3세대(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마련(펀딩)한 18억달러를 포함해 모두 62억달러(약 7조67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릴라이언스는 인도에서 이동통신 가입자 수 1억500만명을 보유한 회사로 시장 가치가 약 74억달러(약 9조1600억원)로 추산됐다. 지난 2개월여 동안 아부다비의 에티살랏에미레이트텔레커뮤니케이션스와 주식 매각 협상을 벌였으나 지금은 AT&T를 포함한 다른 외국 통신사업자와 협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T&T는 미국 이동통신 시장의 포화에 따라 해외 사업 확장을 꾀한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6억명 이상인 데다 매월 1700만명씩 신규 가입자가 늘어나는 인도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특히 인구 12억명 가운데유선 인터넷 사용자가 5200만명에 불과해 이동통신 데이터 서비스 시장이 고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도 진출을 본격 타진하는 것으로 보였다.
외국인 회사의 인도 시장 진입은 복잡한 세금 체계와 합병 규제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또 각각 시장점유율 10% 이상인 6대 통신사업자가 복잡하게 얽힌 가운데 가격전쟁을 벌여 사업이익을 빈약하게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AT&T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릴라이언스의 주식을 사들여 인도 이동통신시장에 발을 들여놓을지 주목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