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서비스에 대해 ‘우리는 왜 그런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할 수 없었을까, 왜 기술적 변화에 미리 준비하지 못했을까’라는 의견들이 나온다.
혹자는 위피(WIPI)가 외산 단말의 수입을 막았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특정 휴대폰 제조사의 기업 문화를 거론하지만 위피가 의무화된 시기에도 다른 플랫폼을 추가 탑재하는 것이 금지된 것은 아니었다. 지금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모바일이나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스마트폰에 위피가 함께 탑재되는 것이 당시에도 가능했다는 얘기다. 제조사의 입장에서 휴대폰을 사는 큰 고객들인 주요 이통사들의 뜻을 거스르는 비즈니스 모델을 과연 시도할 수 있었을까 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애플은 이 시장에 새로 진입했기 때문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도입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국내 시장에서는 통신사업자들이 좁은 안목으로 발전적인 모델을 가져가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다.
과거를 되짚어보는 것은 미래에 더 잘 하기 위함이지만 현재 시장은 너무나 빨리 변화하고 있어 과거에 길게 매달려 있을 여유도 없다. 싫건 좋건 통신사업자들은 점차 개방적으로 변화할 수 밖에 없고, 세계 시장은 스마트TV 등이 당장 다음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핵심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을 확보하고 스마트폰과 TV, 웹패드 등을 하나로 연결하는 서비스 지향의 제품들을 세계시장을 향해 내놔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기업들은 각각의 단위 제품 관점에 머물러 있고, 사용자에게 유선과 무선을 아울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뛰어난 유무선 환경과 제조업 경쟁력을 함께 엮어서 서비스 경쟁력으로 창출하는 것은 기업 뿐만 아니라 정부도, 연구기관도 당장 힘을 합해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김선자 ETRI 리눅스모바일SW플랫폼연구팀장 sunjakim@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