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직장에서 벌어진 일만 생각하면 아직까지 얼굴이 화끈거린다. 습관적으로 트위터에 접속한 것이 화근이었다.
미국 유명 배우인 `앤젤리나 졸리`가 보냈다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무심결에 클릭한 것이 실수였다. 잠시 후 컴퓨터 화면을 가득 메운 것은 난데없는 `비아그라` 광고였다. 마침 김씨 옆자리를 지나던 여직원이 이 광경을 목격하면서 김씨는 얼굴을 들 수 없게 됐다.
김씨는 "페이스북에까지 불법 광고 스팸이 돌아다니는 줄 몰랐던 것이 실수였다"며 "그날 이후로 SNS 사용을 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스팸 메시지도 쏟아지고 있다. 메시지 위주로 전파되는 SNS 특성을 노린 해커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트위터(미국 본사)가 발표한 스팸 현황에 따르면 트위터 스팸은 지난해 8월에는 전체 올라오는 글 가운데 11%까지 치솟았으나 지난 2월에는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트위터 측은 스팸을 줄이기 위해 끊임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스팸을 발견하면 `@spam`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스팸 메시지 빈도는 날이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트위터 사용량이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인기 가수인 브리트니 스피어스 트위터가 해킹당해 그녀를 폴로하고 있는 수백만 명에게 음란 동영상이 전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에서도 하루에 최대 수십 건씩 스팸 메시지가 개인 사용자들에게 전달되고 있으며 송 모씨 등 인기 연예인 계정이 해킹당해 송씨를 사칭한 메시지가 폴로어를 통해 전달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조시행 안철수연구소 상무는 "단문 형태로 메시지가 전달되는 SNS 특성상 제목을 보고 스팸을 한 번 걸러낼 수 있는 이메일에 비해 오히려 보안이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안업계에서는 트위터가 날이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폴로어가 많은 사용자는 특히 해킹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폴로어가 많은 트위터 계정이 해킹당하면 방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한 번에 부적절한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기 때문에 해커의 효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진홍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도 "해커들이 기업 정보를 빼내는 수단으로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 트위터 등 SNS도 그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보안업체인 시만텍코리아 윤광택 이사는 "검증되지 않은 웹페이지 방문을 삼가고, 보안업체가 제공하는 각종 해킹 방지 툴을 적극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 /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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