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로호 실패, 성공 밑거름이 되길

 전 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우주로 솟아오른 나로호가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로 결국 실패로 끝났다. 9년 동안의 기다림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5시 1분께 카운트다운과 함께 나로호가 굉음을 내며 발사대를 힘차게 박차고 하늘로 솟아 오르자 온 국민은 환호했다. 그러나 불과 130초 만에 통신이 두절되자 불안감이 엄습했다. 단순한 통신두절이길 바랐으나 결국 추락한 것으로 밝혀지자 환호는 한숨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번 실패는 우리나라에 던져주는 의미가 적지 않다. 나로호 발사는 우주개발의 첫걸음이자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세계에 보여주는 빅 이벤트였다.

우리나라 우주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65∼70%다. IT강국답게 구조계와 전자 제어계, 원격 측정 명령계 등의 분야에서는 기술력이 세계 수준에 근접했다. 그러나 발사체 및 탑재체 분야에선 아직 미진하다. 그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 나로호다. 러시아 발사체를 사들인 탓에 기술을 습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실패도 성공으로 가는 데 소중한 자원이 된다.

지난해 절반의 실패에서 우리나라는 많은 노하우를 다시 습득했다. 페어링 미분리로 밝혀지자 우리 연구진은 수많은 실험을 통해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결국 이번 발사 실패가 성공으로 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실패원인 분석을 통해 무리하게 강행한 상황이 없었는지, 기술적인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 따라서 성급하게 연구진의 책임소재를 왈가왈부하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라고 본다. 신중하고 냉철하게 대처하고 책임소재를 확실히 가려야 한다.

아울러 우리나라 우주개발 정책이 바른 방향으로 가는지, 장기적인 안목으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항공우주연구원과 참여업체에 응원을 보낸다. 우주개발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다른 우주선진국도 심지어 인명피해를 입으면서 쓰디쓴 실패의 경험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