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몽룡 스카이라이프 사장은 삼차원(3D) 방송 전도사로 불린다.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2년 전부터 3D 방송에 총력을 기울인 끝에 업계에서 `미스터(Mr) 3D`라는 별명도 얻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스카이라이프 본사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던 도중 갑자기 묵직한 서류 뭉치를 꺼내 보여주기도 했다. 이 사장이 직접 모은 3D 방송 관련 기술 자료와 신문 기사들이다. 이 사장은 "지금은 기술이나 정책이나 국내에서 3D 관련 지식은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특히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11일 개막한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3D로 중계해 큰 화제를 모았다. 남아공 월드컵을 3D로 방송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일본 스페인 등 5개국뿐이다.
지난 12일 끝난 그리스전은 기존 방송(2D)으로 했지만 개막전을 포함해 아르헨티나전과 나이지리아전은 3D로 방송한다. 골 장면이나 프리킥 커브 등 클로즈업 장면이 3D로 나오자 스카이라이프 홈페이지에는 "놀랍다. 골이 보이는 것 같다"는 댓글이 폭주하기도 했다.
스카이라이프는 15일에 열리는 북한과 브라질전, 17일 열리는 한국과 아르헨티나전, 23일 나이지리아전도 3D로 방송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월드컵 중계 3D 방송에 대한 반응이 기대 이상이다. 월드컵 중계를 계기로 앞으로도 고화질(HD) TV는 스카이라이프, 3D도 스카이라이프란 등식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는 혼자 3D 방송을 짊어지고 가는 느낌이었지만 지상파도 움직이고 정부도 적극 지원하는 등 이제는 3D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 사장의 자신감과 확신이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디지털 시대에 확실한 뉴미디어 매체(플랫폼) 반열에 올려놨다.
현재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는 260만명에 달한다. 2006년부터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약 240억원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사장의 `다걸기(올인)` 전략은 미디어 산업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사장은 한때 `HD`에 온 힘을 쏟았다. HD 채널을 공격적으로 늘려 70~80개로 확대했고 내년에는 100개가 넘는 채널을 HD로 만들 예정이다.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는 2013년에는 스카이라이프 전 채널을 HD로 볼 수 있다. IPTV나 디지털케이블 등 경쟁 매체(플랫폼)에 비해 HD 분야에서는 확실히 앞서 가는 모양새다.
이 사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3D`에도 정성을 쏟았다. 월드컵이 끝난 뒤 올해 하반기 극장 상영 후 바로 각 가정에서 볼 수 있도록 영화 전문 3D 채널(PPV)도 신규로 개시하고 3D영화 렌탈 서비스인 3D MRS(Movie Rental Service)도 연내에 시작한다. 이를 위해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국내 최초로 3D 방송 제작 시스템도 갖췄다.
이 사장이 예측한 대로 HD방송과 3D방송이 대세로 떠오르면 스카이라이프와 타 매체 간 경쟁력 차이는 더욱 커지는 셈이다.
이 사장은 "내년 상반기에는 3D 어지럼증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렇게 되면 스카이라이프가 진행 중인 HD와 3D 혁명이 흑백에서 컬러로 갔을 때 불었던 혁명과 같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사장은 최근에는 스카이라이프와 KT 쿡TV(IPTV)를 결합한 서비스(QTS)를 내놔 미디어 판도를 뒤흔들고 있기도 하다.
셋톱박스 하나로 스카이라이프 실시간 방송과 쿡TV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융합형 상품으로 하루 평균 가입 접수가 8000건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앞으로 이 사장의 확신 대상은 `모바일`이 될 듯하다. 모바일 등을 통해 위성방송을 볼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모바일 미디어 개발 속도가 빨라 연내 상용화도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그는 "스카이라이프는 한때 망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그런 말이 쏙 들어가고 올해 말 상장(IPO)도 추진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올해 말에 300만 가입자를 돌파하면 앞으로는 우리가 예측하기 힘들정도로 가입자가 늘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 he is
△1949년 8월 30일 서울생 △배재고,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가천의과학대학교 영상정보대학원 석사 △KBS 기자(1975년 공사3기) △KBS 보도국장(2003년)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 진행(2006년) △스카이라이프 사장(2008년 3월~)
[매일경제 박유연 기자 / 사진 = 김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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