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관심이 월드컵 개최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모아지고 있다. 쟁쟁한 축구 강국들과 경쟁을 통해 우리의 능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그간 준비한 땀의 결과를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일에는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희망, 그리고 도전의 과정이 중요하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방송산업에 있어서도 우리는 감동을 찾고 있다. 우리의 방송 콘텐츠가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에 판매되고 알려지면서, 한국에 대한 해당국가에서의 이미지와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와 함께 방송프로그램이 수출산업이 되고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방송인들을 향한 국민의 관심 또한 커졌다.
기존의 방송산업은 완성된 프로그램이 그 중심에 있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방송콘텐츠를 제작해, 국내에서 방영 한 후 해외에 판매하는 과정으로 투자와 제작이 진행됐다. 그런데 단순히 완성 프로그램만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모델을 벗어나, 방송콘텐츠가 갖고 있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찾고 이를 활용한 수익 확대라는 사업영역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바로 ‘방송콘텐츠포맷’ 사업이다. 방송콘텐츠포맷이란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핵심요소의 패키지로 이를 활용해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동일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포맷을 활용한 사업은 포맷의 바이블 패키지화, 현지화를 위한 컨설팅 등 유럽, 미국 등지를 중심으로 하여 다매체, 다채널의 방송산업의 미래에 부응하는 새로운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인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도 볼 수 있듯이 ‘누가 백만장자가 되기를 원하는가’라는 포맷은 1998년 처음 영국에서 방영된 후, 2005년까지 무려 106개 나라에서 현지어 버전으로 다시 만들어져 16억파운드의 수익을 올렸다. 영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포맷 판매국이 됐다. 완성된 TV 프로그램 수출액은 1998년 전체 수출액의 75%를 차지했지만 2008년엔 48%로 줄었다. 반면 포맷수출은 1998년 전체 수출액의 2%에 불과했지만 2008년에는 9%로 늘어났고 수출한 포맷을 제작해주고 얻는 수익이 수출액으로 잡히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직 한국은 저작권, 인력 등 방송콘텐츠 포맷에 대한 산업적 여건의 미비와 관심 부족으로 해외 포맷 수입이 수출을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산업 현장에서는 새로운 프로그램의 개발보다는 모방이 더 쉽고, 제작비와 수익을 고려했을 때 이미 해외에서 검증된 프로그램을 수입해서 방영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 하지만 방송콘텐츠산업이 아이디어와 이를 활용한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창의적이면서, 보편적 대중성을 가질 수 있는 우리의 프로그램 포맷 개발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준비가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는 포맷바이블제작, 포맷해외공동제작, 신규포맷개발을 위한 지원을 시행 중이다.
앞서 언급한 포맷사업의 선두에 있는 영국도 10여년의 세월 동안 발전을 거듭해 왔고, 네덜란드도 세계포맷산업의 중심 국가로 자리잡았으며, 미국도 발전 중에 있다. 이들 국가도 가능성과 도전을 통해 현재의 위치에 있는 것처럼 우리도 포맷이라는 사업에 대한 희망과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케이팅과 축구에서 우리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영역에 대한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비전과 준비, 그리고 노력을 다한 도전이 있어서 가능했듯이 방송산업도 도전을 통해 감동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