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광고를 줄이는 대신 TV 수신료를 현재 2500원에서 최소 4600원, 최대 6500원으로 인상하는 3단계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유력한 방안은 수신료를 5200원으로 늘려 내부 인력을 14%가량 줄이며, 상업광고 일부를 줄이는 것이다.
KBS는 14일 방송회관에서 ‘2014년 세계 대표 공영방송 도약을 위한 TV수신료 현실화 공청회’를 열고 3가지 수신료 인상안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방안은 스턴컨설팅그룹 컨설팅을 통해 얻은 것으로 각각의 수신료 인상안은 제시한 목표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당기순손실을 만회하는 금액으로 산정했다.
첫번째 안은 KBS 자체 개선을 목표로 수신료를 책정했다. EBS수신료를 현재 3%(70원)에서 5%로 확대하고 프라임시간대의 광고를 줄이도록 했다. 이럴 경우 KBS 인력은 10% 줄어들고, 기존 자산을 매각해 수입을 늘리더라도 2014년까지 2조340억 원의 순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 2500원에서 4600원으로 수신료를 올려야 한다는 내용이다.
두번째 안은 한국대표기간 공영방송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5200원으로 월 수신료를 인상하는 안이다. △EBS 수신료 5%로 확대 △보도 교양 1.5배(제작비 기준) 제작 확대△프라임시간대 광고 폐지 △인력 14% 감축 등이 골자다.
세번째는 글로벌 베스트 공영방송으로 도약하기 위한 것으로, 6500원에 달하는 수신료가 필요한 것으로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제시했다. 보도 교양을 2배까지 확대하고 상업광고를 완전히 폐지하며, 콘텐츠 수입을 사업수입의 15%까지 확대하는 안이다.
KBS 지연옥 시청자본부장은 “TV 수신료가 30년 째 동결된 상태”라며 “KBS 공적책무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TV 수신료 현실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이같은 방안에 대해 각계 이견이 쏟아졌다.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시기와 금액이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으며, EBS 수신료 산정 방식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석민 서울대 교수는 “2500원에서 6500원으로 간다는 것이 과도해 보인다”며 “공영성을 강화하기 위해 제시한 것이 인원감축인데 실행적인 계획부터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홍식 중앙대 교수는 “EBS도 KBS와 같은 공영방송으로서 예산을 수신료가 부담해야 한다”며 “현 3%에서 몇 프로 더 떼어주겠다는 식이 아니라 미래 계획에 따라 정확하게 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BS는 공청회를 한번 더 개최한 후 이사회에 상정해 인상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KBS가 결정한 안은 이후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에서 논의하게 되며, 이를 통해 수신료 인상 여부가 결정된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