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을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변환해주는 ‘멀티플랫폼 솔루션’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제각각 다른 플랫폼에 맞춰 일일이 애플리케이션을 전환해야 했던 애플리케이션·콘텐츠 개발사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모비더스·한글과컴퓨터 등 주요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멀티플랫폼 솔루션을 잇따라 개발,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모비더스(대표 차영묵)는 미국 실리콘밸리 SW전문업체인 마더앱과 공동으로 홈페이지에 있는 콘텐츠를 스마트폰 기반 애플리케이션으로 변환하는 ‘마더앱’을 최근 출시했다.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블랙베리폰 등 다양한 플랫폼 기반의 앱으로 간편하게 변환할 수 있다. 자체 조사 결과 플랫폼 별로 일일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보다 70% 가량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글과컴퓨터(대표 김영익)도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안드로이드, 리눅스 모바일 등 다양한 OS에서 쓸 수 있는 ‘한컴 리눅스 모바일3(HLM3)’을 선보였다. 이는 웹 기술로 전화번호부, 메시지, 이메일, 브라우저, 오피스, 이미지에디터, 캘린더 등을 개발·구동할 수 있는 미들웨어로 스마트폰뿐 아니라 PMP 등 다양한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MID)에 적용할 수 있다.
공공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멀티플랫폼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ETRI는 하반기 웹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만 하면 리눅스 모바일, 아이폰, 크롬 OS 등에서 동작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 전환 솔루션인 ‘하이웨이(HyWAI Hybrid Web Application Interface)’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이 솔루션은 웹 기반으로 여러 OS 기반의 모바일 단말 기능을 직접 제어할 수 있는 이른바 하이브리드형 응용 프로그램이다. 이용자들은 이 제품으로 OS별로 일일이 제품을 변환해야 하는 불편함 없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은 멀티플랫폼 지원 솔루션 개발과 함께 세계 인터페이스 표준 선점 경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도 표준화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ETRI는 W3C의 DAP 워킹 그룹에 참여하며 하이웨이를 알리고 있다. 한컴도 HLM3에 국제표준인 본다이(Bondi), 질(Jil)을 적용해 시장 상황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멀티플랫폼 전환 솔루션 시장이 활성화되면 국내 SW개발자들의 원소스 멀티 유즈 전략도 활기를 띠는 선순환 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전문가는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멀티플랫폼 지원 솔루션 시장이 국내 시장에서도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국내 SW개발자들이 원소스 멀티 유즈 전략을 자유롭게 취할 수 있는 시장 여건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면서 “삼성 등 일부 대기업이 직접 나서 자사 앱스토어에만 SW를 올려야 한다는 폐쇄적 태도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윤 ETRI서비스융합표준팀장은 “해외의 경우 휴대폰 제조업체는 물론 전문 SW업체들까지 멀티플랫폼 지원 솔루션의 성장 가능성을 예측해 공세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이 멀티플랫폼 전쟁에서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 보다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트너는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향후 1년간 모바일시장에 영향을 미칠 10대 기술 중 하나로 ‘플랫폼에 상관 없는 앱 개발(AD application developmet)’ 솔루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