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이공계 취업과 중소기업

백규민 이노비즈협회 허브전략팀 대리
백규민 이노비즈협회 허브전략팀 대리

 우리나라 대학 졸업생들 모두 대기업에 취업하거나 공무원이 될 수 없다. 졸업생의 상당수는 중소기업에 취업해야 한다. 과거 수차례 중소기업 유인을 위한 일자리 정책을 펼쳤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공계 졸업생의 취업 성적은 부끄러울 정도다. 다행인 것은 청년취업대책 마련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 차원에서 다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그 내용도 대학생, 전문대학생, 전문계고교생, 장애학생 등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이공계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해 미국의 교육인증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공학교육인증(ABEEK)도 눈에 띈다. 인증 프로그램의 졸업생은 현장에서 바로 실무를 담당할 준비가 돼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증한다. 2009년까지 64개 대학 513개 프로그램이 인증을 받았고 인증 이수 공대생은 9554명에 달한다.

 하지만 어렵게 공학교육인증을 이수한 이공계 졸업생의 취업 성적은 초라하다. 삼성을 비롯한 일부 기업이 취업 시 가산점을 부여한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공학교육인증에 대한 이해와 체계적인 혜택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렇게 기업 차원의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공학교육인증의 효과를 살리기는 어렵다. 기업의 인력 수요를 확충시키는 정책과 이공계 청년 실업을 해소하는 정책을 융합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매년 쏟아져 나오는 이공계생, 그 중 공학교육인증을 취득한 고급인력과 기술기반의 이노비즈 인증기업(기술혁신형 중소기업)과 같은 우수 중소기업을 서로 연결시키는 사업을 적극 고려해 볼 만 하다. 수요 지향적 인재 양성이라는 정부의 이공계 인력 육성목표에 걸맞은 실질적인 취업 지원 사업이 긴요하다는 말이다.

 당분간 획기적인 일자리 창출은 기대하기 힘든만큼 그 대신 그 만큼의 청년 일자리에 대한 여건 개선과 함께 공학교육인증을 이수한 이공계 전문 인력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켜야 한다. 신기술 개발은 공학교육기반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이제는 이공계 살리기라는 훌륭한 취지의 ‘공학교육인증제도’가 절대 표류하지 않게 실질적으로 이공계 인력을 우수 중소기업에 매칭 하는데 집중할 때다.

 백규민 이노비즈협회 허브전략팀 대리 nine64@inobiz.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