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초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맡게된 송선엽 실장은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기자와 인터뷰 당일도 4대 사회보험 징수통합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에 대한 회의가 길어지면서 늦은 시간에야 만날 수 있었다. 분주한 모습으로 약간은 피곤한 기색이 엿보였지만 IT혁신에 대한 송선엽 실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송 실장은 “이제 징수통합 정보시스템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며 “보험료 고지·수납·체납 등 핵심 업무 개발은 끝났고 7월부터 시험운영에 들어가 내년 초에 오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 실장은 정보관리실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쉽지 않은 과제들이 많이 맡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한창 개발 작업이 진행 중이던 징수통합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잘 마무리짓는 것이었다. 특히 이번 사업의 경우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 등 3개 공단의 징수 업무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통합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여러 기관이 참여했던 만큼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았고, 법 시행 전까지 남아있는 기간이 여유롭지 않아 프로젝트 일정이 상당히 빠듯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순조롭게 개발 작업들을 마무리지어 오는 7월부터 6개월간에 걸쳐 시험운영에 들어간다.
송 실장은 “직원들이 토요일도 반납하고 전사적으로 개발 작업에 집중하는 등 많은 열정을 쏟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스템이 가동되면 4대 사회보험이 한장의 고지서에 통합돼 발송되고, 접수 창고도 단일화되면서 국민 편익은 물론 업무 효율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측은 징수통합을 통해 매년 700억원의 징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직 운영과 역량강화 방안 모색=이번 징수통합 정보시스템 구축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업무 시스템 환경이 기존 클라이언트/서버(CS)에서 웹기반으로 바뀌게 된다. 이에 따라 송 실장은 웹 기반의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조직으로 체질전환을 위한 작업을 고민하고 있다.
송 실장은 “웹 디자이너 등 웹 환경에 전문화된 인력들을 추가로 영입할 계획”이라며 “또한 현재의 IT인력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과정들도 많이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올해부터 처음으로 우수 IT직원을 대상으로 해외 대학 단기연수를 지원한다. 대부분의 IT 신기술들이 미국 등에서 발표되는 만큼 최신 기술에 대한 접근도를 높이고, 이를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것이 추진 배경이다. 오는 7월초 영어 원문 발표 등을 통해 2명의 직원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송 실장은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의 IT부서에 해당되는 정보관리실의 조직에도 변화를 줄 예정이다. 정보관리실 직원은 현재 170여명이지만 향후 추가 인력들까지 포함하면 200명이 넘을 예정이다. 송 실장은 한개의 실에 너무 많은 인력이 집중돼 있다고 보고, 정보운영실(가칭)과 정보기획실(가칭) 등으로 조직을 분리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송 실장은 “공단의 IT조직은 분명히 다른 기관들에 비해 대규모 프로젝트 경험들이 많아 역량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외부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며 “하지만 이에 비해 내부에서는 IT업무에 대한 중요성과 직원들의 노력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며, IT부서 자체적으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무결점’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프로세스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검증 체계를 강화한 것이다. 물론 IT직원들이 검증을 하고 있지만 현업에서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모바일 서비스 지원에 초점=송 실장은 지난 3개월간에 걸쳐 중장기 정보화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컨설팅을 추진하기에 앞서 자체적으로 19개 사업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19개 사업에는 본부의 지방 이전에 따른 IT센터 운영 방안에 대한 부분도 포함돼 있다. 그리고 모바일 서비스 기술을 접목한 대민 서비스 개발과 모바일 업무환경 구축 등이 핵심 사업으로 구성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미 지난달부터 아이폰을 통해 건강보험정보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하는 등 모바일 서비스 지원에 초점을 많이 두고 있다. 이번에 시범 제공되고 있는 모바일 건강보험정보서비스는 병원 찾기, 건강나이알아보기, 건강질병정보 등으로 포함돼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측은 앞으로 스마트폰의 보안성이 강화되면 보험료도 스마트폰에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건강보험 모바일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송 실장도 다양한 콘텐츠 개발 작업을 계속 주문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부 업무에도 모바일 기술을 적용해 획기적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중에서도 현장 업무가 많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아이패드 등을 통해 외부에서도 손쉽게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할 예정이다.
송 실장은 “보험료 관련 독촉, 사업장 관리, 건강 증진사업 등 직원들의 출장 업무가 많은 편”이라며 “출장 나가서도 내부와 동일한 업무 환경을 제공해 줌으로써 현장에서도 바로 민원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송 실장은 그린IT환경 구축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의 운영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49대의 서버를 4대로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연간유지보수 비용과 전력사용량 등을 포함해 총 8억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109㎡(33평)규모의 상면공간도 확보했을 뿐 아니라 탄소배출량을 줄이게 된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의 IT예산은 매년 3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200억원이 고정운영비용이고, 100억원이 신규 투자 예산에 포함된다. 송 실장은 앞으로 서버 통합 작업을 점차적으로 확대하는 등 운영비용을 최소화해 신규 투자 비중을 더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내년에는 교육장과 콜센터의 PC들을 대상으로 데스크톱 가상화 기술을 적용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프로필]송선엽 실장은
1958년 경북 상주 출생으로 제일제당공업(현 CJ제일제당)을 거쳐 1987년 의료보험조합(현 국민건강보험공단) 전산실에 입사했다. 1991년부터 3급으로 승진되면서 현업 업무를 맡게 됐으며, 이후 가평지사장, 인제지사장, 본부 전략기획부장, 비서실장 등을 거쳐 지난 4월 5일부로 정보관리실장을 맡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IT를 총괄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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