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라스트 마일`의 정보통신설비 고도화 시급

 김일수 /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중앙회장 / it-leader@kica.or.kr



 지난달 열린 제5회 ‘FTTH아시아·태평양지역협의회 콘퍼런스’에서 벤자민 르불(Benjanmin Reboul)부의장이 발표한 ‘세계 댁내광케이블(FTTH) 순위’에 따르면, 2009년말 기준으로 한국이 52.3%의 가입률을 기록하여 세계1위를 차지했다. 비록 FTTH라는 일부분에 한정된 것이지만 한국이 세계 1위를 하였다고 하니, 정보통신인프라 구축에 한평생을 바친 필자로서는 빼앗겼던 챔피언 밸트라도 다시 찾은 듯한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

 최근 동영상융합서비스, 스마트인터넷 등 미래서비스의 구현이 논의되면서 FTTH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라스트 마일(Last Mile)’의 개념이 중요시되고 있다. 통신망에서의 ‘라스트 마일’이란 통신사업자 또는 방송사업자에서 시작된 전송망이 건축물내의 세대단자함과 구내선로를 거쳐 전화, TV, 컴퓨터 등에 까지 이어지는 마지막 1마일 내외의 최종구간을 뜻한다. 이 구간에서의 품질이 통신사업자나 방송사업자가 구현하고자 하는 양질의 초고속인터넷, 고화질영상 등의 서비스 품질을 좌우한다.

 방송통신위원회도 데이터 트래픽의 병목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기간전송망인 백본망 전송시설을 테라급 이상의 전광전송망(All Optic-Network)으로 구축을 추진한다. 가입자망도 기존의 xDSL구간을 FTTH구간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도 급증하는 데이터트래픽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설비의 고도화가 필수적인 것을 인식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라스트마일구간에 위치한 건축물내 정보통신설비에 대한 고도화정책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정부는 통신정책을 통해 관리가 용이한 통신사업자 위주의 정책에 중심을 두고 있으며, 건축물내의 정보통신설비는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통신정책의 구현과 통신사업자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통신서비스의 안정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국민의 디지털 만족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통신사업자, 시공자 그리고 건축주 및 입주자들이 라스트 마일구간의 정보통신설비고도화에 관한 인식을 바꿔야 하며 실천을 위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정부는 라스트 마일에 대한 표준화된 프로토콜의 제시가 절실하다.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인증제도,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 사용전검사 제도 등이 라스트 마일과 관련된 제도이다. 정부는 이러한 기존 제도를 활용하여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고 새로운 대안이 제시될 수 있도록 TF팀의 구성 등 적극적인 노력과 역할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통신사업자 및 시공업체는 다양한 서비스개발과 기술 개발을 위해 투자와 노력이 있어야 하며, 최종소비자는 고품질의 서비스 혜택을 받는 만큼의 비용 지불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선진화된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 통신망의 라스트마일구간에 위치하고 있는 정보통신설비의 종합적인 관리를 위해 전문성 및 법적 자격을 갖추고 있는 정보통신공사업체에 맡기거나 정보통신기술자의 배치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심도있게 고민해야 한다. 국민의 다원화된 정보통신욕구를 충족하고 고품격의 디지털라이프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라스트 마일구간에 위치하고 있는 정보통신설비 고도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며, 이제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