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공무원의 무선호출기 메시지에 대한 검열이 합법적이라고 인정받았다.
미국 대법원이 공무원 업무용으로 지급된 무선호출기를 통해 주고 받은 메시지를 상사가 검열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0일 보도했다. 대법원은 공적으로 고용된 사람은 당국이 지급한 호출기를 이용할 때 ‘제한된 프라이버시 기대’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판결은 2002년 캘리포니아 온타리오 경찰서에서 상사가 제프 쿠온이라는 경사의 호출기 메시지를 읽은 사건에서 비롯됐다. 쿠온 경사가 보낸 메시지의 대부분은 개인적인 것이었고 일부는 적나라한 성적이 표현이 담긴 것이었다. 일례로 2002년 8월 쿠온 경사가 주고 받은 456개의 메시지 중 57개만이 일과 관련된 것이었다.
문자가 검열받은 것을 알게 된 쿠온 경사는 상사와 시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고 직원의 프라이버시권을 인정한 법원은 쿠온 경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이 뒤집히면서 국가와 지방정부, 연방정부에 종사하는 2000만명 이상의 고용인들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로 개인의 프라이버시권이 상처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가 공무원들의 메시지를 비롯해 메일, 통화내역 등을 검열할 경우 심각하게 인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