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미래성장을 걸머진 정부 연구개발(R&D) 투자가 10대 미래산업 선도기술에 집중된다.
지식경제부는 21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하반기 이들 10대 선도기술을 선정하고, 기술별 세부 투자계획과 로드맵을 확정, 실천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과제별로 최대 3000억원을 투입한다고 하니 이전 2억∼3억원짜리 과제와는 출발 개념부터 목표 자체가 다른 것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나온 각종 정부추진 계획을 살펴보면 유난히 개수를 뜻하는 ‘몇 대’, 순위를 뜻하는 ‘상위 몇 위’, 중요도를 나타나는 ‘핵심 몇 개’ 등 숫자가 많이 나열됐다.
국민들에게 명약관화한 정책 방향 전달을 위해 이보다 효율적인 것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가의 미래성장을 책임지고 있는 R&D는 단순히 숫자로 한정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정해진 숫자에는 훨씬 못 미치더라도 기술 한두 가지가 국가 전체를 먹여살릴 수도 있고, 10대 기술에 끼지 못했더라도 훨씬 큰 산업적 파급 효과와 성장에너지를 국가의 미래에 선사할 기술이 나올 수도 있다.
10대 미래 선도기술 선정과 추진을 책임질 전략기획단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정부는 결과로 말하려 하고, 숫자를 맞추는 데만 노력을 쏟기 쉽다. 전략기획단이 나서서 과정을 다스리고 숫자에 안 맞더라도 내용적으로 국가의 미래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평가하고 조정하는 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면 국민들도 결과와는 상관없이 진심을 믿을 것이다.
R&D는 산업을 키우고, 국가 미래를 결정한다. 전략기획단은 이런 큰 그림을 그리면서, 당장 10대 미래 선도기술 선정에서부터 조급증을 벗고, 숫자의 환상을 뛰어넘어 국가 기술경쟁력 제고라는 하나의 가치를 갖고 뛰어야 한다.